정부는 2016년 경 부터 SW시범학교를 전국에서 운영해 왔습니다. 뭐, 운영이라기 보단 시범학교 선정하고 지원해준다고 보는 게 더 맞기는 하겠지만 아무튼 SW시범학교가 시작된지 2년차를 맞이했습니다. 그전부터 SW 관련 사업이 있었음을 고려하면 더 오래된 셈인데요, 그동안 얼마나 발전했고, 어떤 문제점이 있는지 알아보고자 합니다.
(솔직히 말은 이렇게 했지만 실제론 문제가 산더미라서 쓰는 글입니다. 다소 불쾌하다고 느끼실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1. SW학교의 시작: 초등학교 영재학급
우리나라가 타 국가 대비 SW교육이 그렇게까지 뒤처지는 편은 아니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특히 스마트폰이나 PC보급률이 상당한 수준이어서, 기초적인 작업 정도는 다들 할 수 있는 상황이고 그만큼 UI도 사용자들의 부족한 부분을 매꿔주는 방향으로 발전해서 일반적인 용도라면 컴맹도 불편함이 (그 전에 비하면) 훨씬 덜해졌습니다. 물론 이 과정에서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활용하지 않았던 것이 이런 기기들을 활용하게 되면서 오히려 불편해지기도 했지만요.
국내에 스마트폰이 보급되기 시작한 건 2009년 즈음 됩니다. KT가 삼성과 사이도 나빠지고, SKT는 견제해야 하니, 외산폰인 아이폰 3GS를 들여오면서 시작되었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아무튼 그 무렵(2008년)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하고 영재교육 활성화에 들어가면서 과학영재학급 등과 같이 "정보과학 영재학급"이 탄생합니다.(정확히 몇 년도에 출범했는지는 모르나 2010-2011년이 1기로 알고 있습니다.)
눈치채신 분들께선 진작에 알고 계셨겠지만 흔히 말하는 IT란 Information Technology의 줄임말입니다. 즉, 정보기술 내지 정보과학 정도로 번역할 수 있는 말로써 "정보과학 영재학급"이란 지금의 SW 학급과 비슷한 느낌이되 정규 수업 시간이 아닌 별도의 온·오프라인(비중을 보자면 온라인이 더 큽니다.) 시간을 활용해 기초적인 2진수 및 2진수로 숫자 및 그림 나타내기 활동부터 스크래치 1.4(당시에는 2.0이 막 Beta로 나오던 때라 한글을 지원하지 않았습니다.), Python 2.x 등을 배우고 이를 바탕으로 프로그램을 제작, 구현하여 자신만의 연구과제를 소논문의 형태로 작성하는 것이 주된 수업 내용입니다.
이렇게 진행되던 영재교육은 선발과정에서 별도의 시험을 필요로 했고, 이는 알고리즘과 관련된 문제가 다수 포함되어있었는데요, 이런 별도 시험 방식의 시험은 학교에서 알고리즘을 별도로 배우지도 않아 사교육을 조장한다는 이유로 역풍을 맞아왔습니다. 실제로 이때문에 야심차게 시작된 영재교육은 서서히 저물고 결국 2013-2014년부터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없이 굴러가게 되었습니다.
2. 뜻밖의 재시작, 2016년 SW선도학교?
알파고가 전세계를 강타하면서, 그동안 홀대해왔던 코딩 및 소프트웨어 교육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급격하게 늘어났습니다. 이에 따라 정부도 코딩교육을 강화하기로 했고, 그 첫번째 타자로 중고등학교를 골랐습니다. 사실 2015년부터 슬슬 시동을 걸고 있던 걸 수면 위로 올린 사업이긴 한데, 아무튼 이 덕분에 제가 다니던 ㄷ중학교는 2014년 자유학기제 시범학교(2015년=50%, 2016년=100%여서 제가 다닐 때는 학원에서 시험대비하면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게 없었습니다.)로 C언어 배우기 강좌를 개설하고, 2015년 모 정보교사의 추진으로 정보동아리 "ㅁㅎㄷㄹ"이 창설되는 데에 이어
주)자세한 언급을 생략하기 위해 초성을 사용하였습니다. 오해 없으셨으면 합니다.
2016년에는 "ㅁㅎㄷㄹ"을 중심으로 한 사례 덕분에 SW선도학교에 지정되었습니다.
중학교의 SW선도학교 사업이 정보동아리에 집중되어 있었다면 고등학교는 조금 다릅니다. 문이과가 존재해서인지 SW과정(기술과정)이 존재합니다. 이를 중심으로 사업을 진행하며 SW 방과후학교 등 다양한 특혜(?)가 제공됩니다. 여기에도 정보동아리 류들이 있는데 고등학교에선 SW 동아리로 부릅니다. 별 차이는 없습니다. 고등학교에서도 SW 동아리 위주인 건 여전하지만 그래도 SW 과정 반 전체에 해당하는 내용도 꽤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정부의 IT산업 편애는 이전부터 있었던 셈입니다. 이번에 와서 화제가 되는 건 전면적으로 적용해서 그런 겁니다. 그게 다라면 제가 이 글을 쓰지 않았을 겁니다.
아직 일선 교사와 특별 교육과정은 준비가 되지 않았습니다.
3-A. SW 선도학교로 지정된 중학교의 문제점
2014년 즈음까지 진행되었던 정보과학 영재학급의 운영은 정말로 '영재'들이 모이는 곳이기 때문에 당연히 배우는 내용들의 퀄리티가 높아야 합니다. 그래서 직접적으로 비교하지는 않겠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문제점이 발생합니다. 정보과학 영재학급에서는 이진수를 이용한 글자나 그림의 표현을 4~8주에 걸처 학습합니다. 물론 온라인 학습이지만 일주일에 2~3회씩은 학습하게 됩니다.
그런데 중학교 정보과목은 어떨까요? 필자가 다니던 ㄷ 중학교에선, 정보과학 영재학급에서 배우던 이진수를 이용한 글자표현을 3주 안에 마스터시키도록 했습니다. 1년 더 나이를 먹었으니 1주 줄여도 되나요? 아니에요. 정보과학영재학급에 괜히 영재가 붙은게 아니잖아요. 일주일에 2~3회가 수업시간상 불가능하니 최소한 4주는 배워야 합니다. 무슨 차이가 있겠나 싶겠지만 이해를 못하다가도 꼼꼼히 짚어보면 알아차릴 수 있는 건 어느 과목이나 같습니다. 이진수는 컴퓨터의 기본 중 기본이므로 빠르게 나가려고 하면 안됩니다. 이쪽으로 전공하려는 게 아니라서 설사 필요가 없다 하더라도 3주안에 그 헷갈리는 이진수 7bit~8bit 표현을 빠르게 끝내려고 하는 것보다는 시간이 조금 더 걸리더라도 차분히 나가는 것이 좋습니다. 많은 연습만큼 좋은 게 없는데 정보과목이 중요하지 않다보니 흔히 무시되곤 했고 현재도 별 차이 없습니다. 최근 코딩에 대해서 조기교육을 시켜야 한다는 움직임도 보이지만 중요한건 심도와 이해도입니다.
2015년, 모 정보 선생님께서 정보 동아리를 창설하며 레고 마인드스톰을 들여오실 때, 의문점이 들었습니다.
당시 저희 학교 컴퓨터 사양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CPU: Intel® Celeron-D Single Core 3.26Ghz
RAM: 512MB (제 1실)/ 756MB(제 2실)
OS: Windows XP SP3
그래픽카드는 확인 못했는데 ATi가 AMD에 인수되기 전에 생산된 라데온 제품이었습니다. 상당히 구형이고 당시에도 보급형이었음을 짐작해 볼 수 있는데 심지어 2014년 C언어 배우기 당시엔 Windows XP SP2 였습니다. 따라서 Visual Studio Professinal 2010(DreamSpark로 DVD iso 파일 및 키를 얻어 설치 시도를 하였는데, 당시 외부강사가 Visual Studio Express를 설치하려고 했습니다.)는 커녕 오픈소스이고 가벼운 Dev C++도 설치가 버거웠을 정도였습니다. 당시 사양 문제로 어쩔 수 없이 OS 업그레이드와 소프트웨어 교체까지 이뤘음을 생각해보면 2015년에도 여전히 버겁기는 여전했을 겁니다.
결국 2GB로 램을 임시 증설하고 Windows 7을 각종 효과를 죽인채 사용하게 되는데, 이또한 CPU의 한계로 프로그램 구동에 큰 한계점을 느낄 수 밖에 없었습니다. 해당 학교는 이후 2016년 말이 되어서야 도입이 조금 늦어진 채로 새 컴퓨터가 들어와 2017년부터 제대로 활용이 가능해졌습니다.
아직 구형 컴퓨터를 사용하는 학교가 여전히 많은 만큼, SW 의무교육 이전에 사양 업그레이드가 필히 이루어져야 하고, 사양을 미처 업그레이드하지 못한 학교라면 리눅스민트KR(a.k.a 하모니카)을 이용해서라도 교육해야 하는데 아직 리눅스를 모르는 사람이 너무 많습니다. 기초적인 코딩(스크래치, C언어, 파이썬)이라면 모를까 레고 마인드스톰같은 로봇용 프로그래밍 프로그램 중 일부는 리눅스를 지원하지 않아 Wine으로 돌려야 한다는 것도 문제점입니다.
결론적으로 교육과정에 주당 1시간 밖에 없는 정보의 필수 이수시간을 좀 더 늘리지 않거나, 컴퓨터 사양이나 OS관련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많은 학교에서 시행하는 로봇에 대한 프로그래밍은 그림의 떡이 될 수 있습니다.
게다가, 로봇 산업이 중요하긴 하지만, 이렇게 모든 학교가 로봇을 배울 만큼 인재가 많이 필요하다고 볼 수 있을까요?
그리고 로봇이 적성에 맞지 않는 아이들도 많습니다. 같은 IT에 관심을 두어도 그 기반이 되는 인공지능에 관심을 두거나, 모바일 컨텐츠나 사용자가 직접 이용하는 응용프로그램에 관심을 가진 아이들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는 점은 치명적입니다.
3-B. SW 선도학교로 지정된 고교의 문제점
고등학교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이전에 비해서 분야는 더욱 넓어졌고, 예산이 늘어 컴퓨터 사양도 좋아졌습니다만 치명적인 부분이 몇몇 존재합니다.
첫번째, 여전히 동아리 중심입니다. SW 학급을 운영하여 특성화하겠다고 하나, 간혹 있는 SW 학급 우선인 방과후 학교나 동아리에 들지 못하면 선발 면접이 무색하게 별다른 혜택은 없고 선생님들의 기대만 받게 됩니다. 다행인 건, 동아리는 몰라도 방과후 학교는 그 분야가 많이 다양한 편이라는 겁니다.
현재 모 고등학교의 경우 SW 동아리는 센서보드, 로봇, 아두이노로 한정되어있으나, 방과후학교는 Javascript, 로보틱스, VR, 라즈베리파이 등 다양한 분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앞으로 2학기 때부터는 파이썬도 진행하고 있으니 사정은 훨씬 나은 편이지요.
하지만 대회 면에서는 다릅니다. 대회는 대부분의 정보 과목 대회가 로봇관련이고, SW동아리에만 대부분 참가자격이 주어집니다.(단, 외부대회 한정)
교과서 또한 부실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단순히 국어로써 어색한 말투 전환이나 온점 생략, 혹은 오타를 넘어서, 같은 언어의 서로 다른 버전을 분리해서 다른 언어인 것 처럼 표기하거나, 어느 한 쪽의 문화가 무조건 나쁜 것처럼 오해할 수 있도록 서술하거나, 개념 서술 도중 어감상 잘못 이해하기 쉽도록 구성된 경우가 좀 있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다음 글에서 다루겠지만, 학교 측에서 정보교과서를 보는 눈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 수 밖에 없는 부분입니다.
이 뿐만이 아니라 선발과정에서 HTML과 CSS 관련을 지망한 학생을 두고 "그런 거 배우는 거 아니다"라며, 자기들이 가르치는 게 뭔지도 파악 못하는 모습을 보인 정황도 있었습니다. 말이 안 되는게, 웹과 관련하여 Python 등을 임베드해 쓸 수 있는 CGI도 있고, 방과후 학교에는 Javascript를 배우는 활동도 있었음을 고려하면(게다가 클러스터 과정에 모바일 컨텐츠 부문이 있었음을 고려하면) 길이 적을 뿐이지 전혀 안 가르치는 것이라 볼 수가 없는 부분입니다.
그러면서 정작 의욕만 충실한 컴퓨터를 전혀 모르는 학생들을 면접에서 뽑았고, 이들이 방과후학교 인원을 점령(?)해 수업에 나가지도 않고 타 희망 학생들에게 피해를 주는 동안 아무 조치도 하지 않아 몇몇 학생들의 질타를 받기도 했습니다.
결과적으로 SW 중점 고교의 문제는 의욕은 넘치는데 역량이 부족하다는 겁니다.
내년부터의 교육에선 어느 한 쪽에 치우친 부분을 해결하는 것이 급선무가 아닐까요.
하지만 대회 면에서는 다릅니다. 대회는 대부분의 정보 과목 대회가 로봇관련이고, SW동아리에만 대부분 참가자격이 주어집니다.(단, 외부대회 한정)
교과서 또한 부실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단순히 국어로써 어색한 말투 전환이나 온점 생략, 혹은 오타를 넘어서, 같은 언어의 서로 다른 버전을 분리해서 다른 언어인 것 처럼 표기하거나, 어느 한 쪽의 문화가 무조건 나쁜 것처럼 오해할 수 있도록 서술하거나, 개념 서술 도중 어감상 잘못 이해하기 쉽도록 구성된 경우가 좀 있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다음 글에서 다루겠지만, 학교 측에서 정보교과서를 보는 눈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 수 밖에 없는 부분입니다.
이 뿐만이 아니라 선발과정에서 HTML과 CSS 관련을 지망한 학생을 두고 "그런 거 배우는 거 아니다"라며, 자기들이 가르치는 게 뭔지도 파악 못하는 모습을 보인 정황도 있었습니다. 말이 안 되는게, 웹과 관련하여 Python 등을 임베드해 쓸 수 있는 CGI도 있고, 방과후 학교에는 Javascript를 배우는 활동도 있었음을 고려하면(게다가 클러스터 과정에 모바일 컨텐츠 부문이 있었음을 고려하면) 길이 적을 뿐이지 전혀 안 가르치는 것이라 볼 수가 없는 부분입니다.
그러면서 정작 의욕만 충실한 컴퓨터를 전혀 모르는 학생들을 면접에서 뽑았고, 이들이 방과후학교 인원을 점령(?)해 수업에 나가지도 않고 타 희망 학생들에게 피해를 주는 동안 아무 조치도 하지 않아 몇몇 학생들의 질타를 받기도 했습니다.
결과적으로 SW 중점 고교의 문제는 의욕은 넘치는데 역량이 부족하다는 겁니다.
내년부터의 교육에선 어느 한 쪽에 치우친 부분을 해결하는 것이 급선무가 아닐까요.
하지만 대회 면에서는 다릅니다. 대회는 대부분의 정보 과목 대회가 로봇관련이고, SW동아리에만 대부분 참가자격이 주어집니다.(단, 외부대회 한정)
교과서 또한 부실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단순히 국어로써 어색한 말투 전환이나 온점 생략, 혹은 오타를 넘어서, 같은 언어의 서로 다른 버전을 분리해서 다른 언어인 것 처럼 표기하거나, 어느 한 쪽의 문화가 무조건 나쁜 것처럼 오해할 수 있도록 서술하거나, 개념 서술 도중 어감상 잘못 이해하기 쉽도록 구성된 경우가 좀 있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다음 글에서 다루겠지만, 학교 측에서 정보교과서를 보는 눈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 수 밖에 없는 부분입니다.
이 뿐만이 아니라 선발과정에서 HTML과 CSS 관련을 지망한 학생을 두고 "그런 거 배우는 거 아니다"라며, 자기들이 가르치는 게 뭔지도 파악 못하는 모습을 보인 정황도 있었습니다. 말이 안 되는게, 웹과 관련하여 Python 등을 임베드해 쓸 수 있는 CGI도 있고, 방과후 학교에는 Javascript를 배우는 활동도 있었음을 고려하면(게다가 클러스터 과정에 모바일 컨텐츠 부문이 있었음을 고려하면) 길이 적을 뿐이지 전혀 안 가르치는 것이라 볼 수가 없는 부분입니다.
그러면서 정작 의욕만 충실한 컴퓨터를 전혀 모르는 학생들을 면접에서 뽑았고, 이들이 방과후학교 인원을 점령(?)해 수업에 나가지도 않고 타 희망 학생들에게 피해를 주는 동안 아무 조치도 하지 않아 몇몇 학생들의 질타를 받기도 했습니다.
결과적으로 SW 중점 고교의 문제는 의욕은 넘치는데 역량이 부족하다는 겁니다.
내년부터의 교육에선 어느 한 쪽에 치우친 부분을 해결하는 것이 급선무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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