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7년 6월 경, Daum Developers에 뜬금없는 공지가 떴습니다. 바로 Kakao Developers와 통합된다는 얘기였습니다.
제가 카카오 디벨로퍼스 웹사이트 UI를 썩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기존 API 서비스가 그대로 지원된다면 안 쓸 이유가 그다지 없는 서비스라 별 문제가 없다면 그냥 전환해서 써도 되겠지 했습니다.
카카오가 소리소문없이 스토리펀딩(구. Daum 뉴스펀딩)을 카카오 계정으로 전환해버릴 때처럼 그대로 통합되는 줄 알고 있었습니다.
그동안 데이터 이전을 (tv팟을 제외하면) 비교적 적극적으로 지원해온 것으로 알고 있었기에 카카오 계정의 불편한 사용감도 그냥 참고 견디려 했는데,
카카오 오픈소스 및 API 지원하시는 분들 좀 실망이네요.
막 비방하고 욕하려는 게 아닙니다. 하지만 다음 커뮤니케이션즈 시절 칭찬했던 과거를 생각하면 지금의 모습은 초라하고 추합니다.
이러고도 카카오가 개발자를 위한다고 생각할 수 있을까요? 다음 서비스에서 새 API를 만들어주긴 할까요?
Deprecated 되는 API들이 많은데, 이걸 보니 이 API가 기초로 하는 서비스들이 종료될 것만 같아 불안감이 늘어갑니다.
놀라워요. 개발팀이 열심히 개편, 개선, 개발해놓으면 서비스 종료라뇨.(Daum 클라우드, Daum Developers, 다음 앱 1차 UI 개편 이후 사라지는 기능들, 쏠캘린더, 다음 웹튠 완전판 등) 성의가 좀 없어보이는 게 좀 그렇습니다.

맨 처음 뜬 공지는 영화 API 종료 공지였습니다. 솔직히 당황스럽긴 했네요. 다음 영화 개편해놓고 잘 굴리다가 API 종료하는 꼴은 좀 이상했습니다. 어차피 기존 API 기반일텐데.
뒤이어 쇼핑 API도 좀 당황스러웠습니다. 꽤 발전이 없긴 하지만 카카오의 인수 이후 UI도 바뀌는 등 변화가 있었거든요.(그와중에 앱이 종료되었지만)
그리고 대망의 카페 API는 이해가 안 갑니다. 다음이 이젠 카카오 계열로 먹고살긴 하지만, 한때 주력서비스였던 다음 카페의 API를 죽인다는 건 좀 아닙니다. 개발에 잘 쓰이지 않았더라도 형식적인 모습을 갖추는 모습조차 보이지 않다니, 저라면 못했을 것 같네요. 그리고 공지문에서 쏠캘린더 마냥 오류가 있더군요. 카페 API를 제공중단하면서 향후 풍성한 카페 API를 제공하는 건 무슨 의미일까요.
쏠캘린더도 물어보니 개선요청을 했다고 했고, 이후 잠-깐 검색이 되긴 했었지만 다시 막혔던 걸 생각하면 말도 안되는 소리입니다.(저번 글 참고)

그나마 다행인 건 일단 기존 API(Deprecated만 처리되고 종료되지는 않은 나머지 API) 및 할당된 앱 키는 살아있답니다.
쿼터 제한도 올라가고요. 이를 위해서 사용률 적은 걸 다 죽여버렸다, 서비스의 인지도를 고려하면 말도 안되는 것 같지만 그걸 빼면 납득이 아예 안되진 않네요. 속 알맹이를 뺀 것 같긴 하지만요.

그래도 여전히 이해가 안가는 건 마찬가지입니다.
어떤 분은 다음 블로그 관련 앱을 만드시는지 관련 API 키를 새로 발급받을 수 있느냐 물었으나 위처럼 신규가 불가능하게 된다고 하니 참...(다음 계정에 연결된 티스토리 메일주소가 생각나네요.)
웃긴게 다음 블로그는 티스토리와 별개로 최근 모바일 개편을 했습니다. (개편을 하는 과정중에 API를 바꾸지 못해 마무리 못한 부분이 있기라도 한 건지.ㅠ)

어떤 분은 다음 로그인 SDK 및 API 관련해서 질문하면서(그것도 위 분과 똑같이 다음 블로그 관련으로 하면서)
질문을 했으나 카카오 팀은 해당 질문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듯 카카오 로그인을 권장한다고 했습니다.
(그럼 카카오 로그인→다음 계정 연결을 하라는 건가요. 혹시 이미 다른 다음계정이 연결되어 있으면 못 쓰는 건가요.)
그러면서 최소한만 유지된다고 했습니다. 그래도 완전한 종료는 아니라 다행인게 Mozilla Persona는 완전히 종료해버린 바가 있었죠.

제가 물어보니, 허허;; 티스토리 API는 다행히 독립적인 듯 하지만(Daum Developers에는 없는 API라 통합 대상은 아니고, 계정도 티스토리 계정으로만 개발 가능하므로 당연하긴 했을겁니다. 일단 티스토리 자체도 테더툴즈 기반이라 떼어놓기 어려웠겠죠.) 이제 남은 API는 검색(DaumBot 기반인 다음 검색, 샾 검색, 서치라이트), 음성(다음 뉴톤), 지도/로컬(다음 지도만. 카카오맵은 고려중), 티스토리 뿐이네요. 딱 네 개 남았습니다.

그리고 어느새 Daum Developers의 트위터 계정 링크는 비활성화되었고, 개발자 포럼도 다음 카페가 아닌 카카오 데브톡으로 통합되었습니다.

2014년엔 다음 서비스를 대거 없애고, 2015년, 2016년엔 이름을 지우더니(만화속세상→웹튠,DNA→Developers, 희망해→같이가치, 쇼핑하우→쇼핑(일부에 남아있음), 미디어다음→다음 뉴스) 2017년에는 API가 사라집니다.
카카오가 people&에서 강조하는 것처럼 한 분 한분이 스타트업과 같은 열정적 자세로 임하는 건 좋지만, 그것과 상반되는 모습을 보이는 건 실망스럽습니다.
카카오가 제발 정신 좀 차렸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