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가을 사용하던 크레마 사운드를 판매하고, 좀 더 안드로이드 버전이 높은 크레마 사운드업을 구매하였습니다. 기존의 크레마 사운드를 계속 사용해도 상관은 없었겠지만, CPU가 바뀌면서 대기 시간도 늘어났다고 하고 이런저런 개선점이 있다고 하기에 구매를 결심했습니다.

사실 결정적인 건 알라딘 중고 매장에 들러 서적을 구매할 겸 크레마 사운드업을 만져보았는데, 집에 있는 크레마 사운드보다 더 부드럽고 빠르게 느껴져서 기기 업그레이드의 필요성을 느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정작 크레마 사운드를 판 지 2개월만에 사운드업을 들이는 바람에, 생각했던 것보다는 읽을 전자책 권수가 늘었습니다.

개봉

지난 크레마 사운드와 달리 평범한 알라딘 소형 상자가 왔습니다. 또다른 전용 박스가 있을까 기대해보았으나, 이전보다 내구성이 향상되었다는 자부심이라도 되는 것인지 서적에도 종종 동봉해주는 충전된 비닐도 없이 뾱뾱이에 싸여 왔습니다.

언제나처럼 후면은 깔끔합니다. 크레마 사운드 개봉 당시에는 상당히 화려한 박스였기에, 이렇게 와도 안의 제품에는 문제가 없는건가? 싶기도 합니다.

예전과 같이 제품 특징을 나열한 아이콘이 측면에 위치해 있는데, 이번 크레마 사운드업은 전작과 달리 블루투스가 추가되어서 TTS 옆에 Wireless 아이콘이 덧붙여졌습니다.

사운드 옆에 자연스럽게 up만 굵게 적혀있습니다.

이번에 사운드업 포장 겉면을 장식하는 그림은 또 달랐습니다. 지난번과 달리 저작권 표기가 없네요.

예전에 비하면 종료된 상태의 화면도 깔끔한 편입니다. 살짝 투박했던 크레마 기기 사진 대신 직사각형 안에 아이콘을 넣는 형식이 되었군요.

여전히 비닐로 한 겹 싸여있는 것은 만족스런 부분입니다.

이번이 두번째지만 전자책 리더기 하루이틀 다루는 게 아니니 전원이 켜지지 않게 조심히 다뤄서 옆으로 치웠습니다.

여전히 제공하는 USB 케이블이 보입니다.

전에 주던 것과 거의 완전히 같은 것 같네요.

하단에 메뉴얼 종이가 있는 건 여전합니다.

비닐 포장을 정성스럽게 뜯어 뒷면을 보았습니다. 하나의 'up' 이란 네이밍을 달은 시리즈를 만들 생각인건지 CREMAup이라고 적힌 게 인상적입니다. 정작 한국이퍼브의 미래는 2020년 들어 불투명한 편이지만요. 그래도 반디앤루니스를 제외한 2사는 앞으로도 전자책 리더기를 협력 하에 내놓을 예정이라고 하니 크레마 시리즈는 계속 이어질지도 모르겠습니다.

크레마 사운드는 CREMA0640L이었는데, 사운드업은 CREMA0660L입니다. 거기에 크레마 카르타 플러스가 CREMA0650L이고 크레마 카르타가 CREMA0630L인데, 또 카르타G는 CREMA0670C입니다. 한국이퍼브나 이노웨이브 글로벌이 어떤 명명 규칙을 가지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추측하건데 CREMA (크레마) 06 (인치) 60(6번째 기기)가 아닐까 싶네요.

초기 설정

이제 전원을 켜봅니다.

크레마 사운드와는 달리 처음 시작화면이 보통 안드로이드 기기처럼 잘 꾸며져 있습니다.

나름 최신 UI 트렌드에 따라가기 위해 노력한 모습이 보입니다. 안드로이드 4.4라 좀 오래되어 여기저기 옛날 티가 나긴 하지만 구버전이라는 걸 감안하면 이 이상 수정하기에도 어려웠을 것 같네요.

이번에도 구입하자마자 업데이트가 있어서 진행했습니다.

이전 UI와는 달리 리커버리 시스템의 문구를 가리고 진행률만 보여줍니다. 아마 최근 안드로이드였다면 안드로이드 마스코트가 아니라 색색의 원이 겹쳤다 풀렸다를 반복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겠지요.

개인적으로는 오랜만에 안드로이드 마스코트를 만난 게 반갑습니다.

안드로이드 4.2 젤리빈과 안드로이드 4.4 킷캣 사이의 Holo UI 변경 사항 때문인지 빙글빙글 돌아가는 로딩 원의 구현 모양이 조금 다릅니다.

그런데 여기서 조금 황당했던 건, 펌웨어 업데이트가 끝나자 위 3과정을 굳이 거쳐야 했다는 점입니다. 설정 값 자체는 다 저장되어 있어서 [다음]버튼만 누르면 되는 부분이긴 한데, 굳이 이렇게 구성해놓았어야 하나 싶네요.

서점사 계정 로그인 화면은 이전과 달리 서점사 자체 앱 (알라딘이면 알라딘 eBook, YES24면 YES24 eBook 앱. 반디앤루니스는 크레마 사운드업을 판매하지 않으므로 해당이 없습니다.)으로 로그인하는 구조입니다. 덕분에 간편 로그인 사용자도 이용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습니다.

알라딘의 경우 다양한 간편 로그인을 지원하고 있는 만큼 기존 제품의 경우 통합 뷰어에서 요구하는 로그인을 이용할 수 없는 경우가 종종 있었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저는 이메일 계정으로 가입한 경우라 이 부분은 정확하게 말하긴 어렵네요.

크레마 자체의 퍼포먼스가 아주 빠른 편이 아니어서 조금 시간은 걸렸지만, 이전과 크게 다를 바 없이 간단한 설정이었습니다.

내장 앱, UI 그리고 UX

이번에 새로 나온 UI가 적용된 홈화면입니다.

기존에는 초기 부팅 시 화면이 통합 뷰어 아니면 전자도서관이었고, 앱 사용 중 홈 버튼을 누르면 반투명처리되면서 각종 메뉴가 뜨는 방식이었는데 이제는 초기 부팅 시의 화면과 홈 버튼을 눌렀을 때의 나타나는 화면이 동일해졌습니다.

이전 UI에 비하면 아이콘도 커졌고 구성도 깔끔해서 맘에 듭니다. 앱도 5개 이상 밖에 꺼내놓을 수 있고요.

여전히 알림을 확인할 수 없는 상태 표시줄이나, 더이상 통합 뷰어나 전자도서관으로 홈 화면을 설정할 수 없는 점이 단점이라면 단점입니다.

Send to 크레마도 여전합니다. 크레마 사운드의 경우 안드로이드 4.2.2라는 한계로 인해 일정 버전 이상의 Send Anywhere를 쓸 수 없는 문제점이 있는데 크레마 사운드업의 경우에는 조금 더 버전이 높아서인지 아주 약간 더 높은 버전이 탑재되어 있었습니다. (사운드: 8.1.5 / 사운드업 8.1.25)

홈버튼을 길게 누르면 나오는 각종 버튼은 약간만 수정되었는데 개인적으로는 이전 아이콘이 더 낫습니다. 지금 건 조금 더 작아서요.

당연하다는 듯 통합 뷰어에 있었던 이용 안내 가이드는 별도로 분리되어 있었습니다. 보아하니 ePub 형태가 아닌 웹 페이지 형태로 구현되는 듯 싶은데, 전자책 리더기 기기에서는 ePub 형태가 더 나은 걸 생각하면 조금 아쉽기도 합니다. 하지만 바로가기 같은 기능을 구현하기엔 이게 더 낫겠죠.

전자사전은 아이콘이 조금 변했습니다.

그리고 옥편이 추가된 만큼 사전 전환 방식도 한 버튼으로만 하는 형식이 아니게 되었습니다.

통합뷰어는 여전히 똑같은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2020년 한국이퍼브가 통합 뷰어 업데이트를 포기한 것으로 보아, 많은 서점사가 진영을 탈퇴한 이상 더이상 갈아엎기에는 어렵다고 생각하는 게 아닐까 싶네요.

역시나 나머지 부분도 UI가 동일합니다. 버전도 똑같이 1.0이라고 표기되어 있고요.

음악 앱은 UI가 조금 변했는데 좀 더 깔끔한 아이콘을 사용합니다. 내장된 기본 음악은 이전과 동일하고요.

안드로이드 4.4에 맞춰 추가된 브라우저는 킷캣의 내장 순정 브라우저를 그대로 가져온 것으로 보입니다. 크레마 사운드 당시 강제 연결되도록 구성되어 있던 링크는 서비스 종료로 변해서 그런지 알라딘 모바일 페이지로 넘어가네요.

그래도 내장된 Chrome 버전이 올라서 이제 Dropbox에서 파일 내려받기가 안되는 현상은 고쳐졌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크레마 사운드 시절과 달리 웹 브라우저에서 파일을 내려받으면 파일이 다 받아졌는지 확인할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Send to 크레마 앱에서 다 내려받아졌는지를 확인하고 설치해야 합니다.

만약 Send to 크레마 앱에서 앱 설치를 시도할 경우, 설치 진행까지는 제대로 진행되나,

설치가 완료되면 위 사진처럼 깨지는 문제점도 있습니다. 이는 홈화면의 + 아이콘을 눌러 앱 설치를 할 때는 발생하지 않는 문제점으로, 사운드와 다른 점이기도 합니다.

블루투스 설정도 추가되어서 이제 크레마 전용 무선 리모컨이나 블루투스 이어폰과의 연결이 가능해졌습니다.

굳이 2.4Ghz 무선이라는 명칭을 쓰는 이유는 모르겠습니다. WiFi도 2.4Ghz 무선이 있는데 말이에요.

이 블루투스 기능은 반쪽짜리여서, 파일 주고받기는 불가능합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파일 수신을 위해서는 '수락' 버튼을 누를 수 있어야 하는데, 해당 기능을 제거했는지 아무리 기를 써도 수락 / 거절 팝업이 뜨지 않아 처리할 수가 없습니다.

그 밖에는 절전모드가 추가되었습니다.

앱 업데이트도 크게 달라진 점은 없는데 한 가지 달라진 게 있다면 이제는 앱 업데이트 화면으로 관리하는 앱을 다 보여주는 형식이 아닌, 업데이트할 것이 없으면 최신버전이라는 메세지만 띄우도록 변경되었습니다.

크레마 사운드업을 위한 전용 플립 커버 케이스가 발매되지는 않았지만, 크레마 사운드와 기기 규격이 동일해 플립 커버 케이스를 그대로 사용할 수 있는 관계로 커버 자동 슬립이 지원됩니다.

알라딘 eBook 뷰어는 e-Ink 모드가 따로 없다는 점을 제외하면 거의 비슷한 사용감을 제공합니다. 아직도 otf 글꼴을 넣을 수 없는 건 다소 아쉽네요.

알라딘의 서점 앱은 변화가 없습니다. 크레마 사운드업에 탑재된 앱 중 가장 낡아보이는 앱이기도 합니다. '알라딘 카르타'라는 이름으로 탑재되어 있던데 아마 카르타 기종 발매 이후 수정하지 않은 듯 하네요.

외부 앱은 대체로 잘 작동하는 편입니다. 새롭게 단장한 리디 앱도 문제 없이 굴러갑니다.

하지만 교보 eBook 앱은 구형 전자도서관 앱을 제외하곤 Google Play 서비스 앱이 선탑재되지 않아 생기는 것으로 추정되는 서적 다운로드 100% 상태에서 죽는 문제가 있어 크레마 사운드 구입 당시 교보문고 직원 분께서 올려주셨다는 안드로이드 4.1 이상 기기용 교보 eBook apk를 받아야만 했습니다.

원스토어 북스도 설치해보았는데요, 책을 읽는 부분이나 내려받기는 잘 되지만 첫 구동 당시 영문 모를 아이디가 노출되어 있었던 점은 의아한 부분입니다. 펌웨어 단에서 무언가 테스트를 한 걸까요?

총평

한국이퍼브

크레마 사운드업

장점

  • 블루투스, 옥편 사전, 개선된 UI 제공
  • 크레마 사운드와 규격이 호환되어 경제적
  • 최신 기기로 사운드 대비 조금 더 훗날까지 업데이트받을 수 있음.

단점

  • 아직 미완성된듯한 일부 UI
  • 여전히 구버전에 최적화되어있는 일부 앱
  • 크레마 사운드 이용자가 굳이 바꿀 필요까지는 없을 정도의 변화

총점: 3.5 / 5.0 - 그래도 원래 바랬던 만큼은 나와주었으니까요.

배터리 사용량은 크레마 사운드 대비 확실히 적은 편인 것 같고, 속도도 미묘하게 더 빠른 편입니다. 이것저것 깔고 나니 느껴지는 체감 격차가 줄어들기는 했지만 확실히 변화하긴 했습니다. 사실 그것보다는 아직 미완성된 것 같은 일부 버그같은 문제때문에 점수를 많이 깎았는데, 크레마 사운드 대비 가격이 오른 값까지는 못하는 것 같기도 하지만 그래도 대강 제가 원하는 수준까지는 많이 변해주어서 평균 정도의 점수를 주었습니다.

크레마 사운드 사용자 분들 중, 나는 블루투스, 옥편 사전, 최신 UI 셋 중 하나가 반드시 필요하다! 그런 게 아니라면 굳이 구입하실 필요까지는 없을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