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22일부터 24일까지, 한국인터넷정보학회가 개최하는 2021년 캡스톤 디자인 & 아이디어 경진대회에 다녀왔습니다.
이 대회는 성균관대학교 인공지능 혁신 공유대학 사업, 경기대학교 SW중심대학 사업, 순천향대학교 SW중심대학 사업에 참여하는 학과의 학부생이 모여 해커톤을 치루는 형태인데요, 저 또한 순천향대학교 SW중심대학 사업 참가 학과 학부생 자격으로 이번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대회 소개

사단법인 한국인터넷정보학회 주최, 경기대학교 및 순천향대학교 SW중심대학사업단과 성균관대 인공지능혁신공유대학사업단이 주관, 네이버 클로바와 LG유플러스가 후원하여 개최된 2021년 제 1회 캡스톤 디자인 및 아이디어 해커톤 경진대회

일정

이번 해커톤은 실제 개발보다는 아이디어를 우선시한 '아이디어톤'에 가까운 형태로서, 이틀간 아이디어 구상 및 세부 구현에 대한 발표자료를 제작하고 마지막날에 발표 심사 및 시상식을 진행하는 순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상금

동상 30만원(4팀, 총 120만원), 은상 75만원(2팀, 총 150만원), 금상 150만원(1팀), 대상 240만원(1팀)으로, 그 외 22팀에게는 스타벅스 모바일 카드 2만원권을 장려상으로 수여합니다.

팀 구성

팀 구성은 3인 1조로, 이번에는 총 30조 구성이 되었습니다. 각 대학에서 한 명씩 참여하여 진행하며, 랜덤으로 편성되어 있었습니다.
저는 이번 대회에서 아쉽게도 경기대학교 학부생 분께서 불참하셔서 성균관대학교 학부생 분과만 함께하게 되었습니다.

해커톤 참여와 진행

DAY 1 (10월 22일)

저녁식사. 콘스프와 경양식 돈까스

학교에서 출발하여 숙소에 도착한 후 저녁식사를 진행했습니다. 다만, 성균관대학교 학생 분들은 중간에 버스가 고장나는 사고로 인하여 식사를 진행하지 못하고 바로 행사장으로 이동하였습니다.

첫째 날은 임의로 정해진 팀원 분들과 만나 간단하게 긴장된 분위기를 풀고 아이디어를 결정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이에 앞서 네이버 클로바 AI 대표 분께서 현재의 인공지능과 앞으로의 미래에 대해 강연을 진행해주셨는데, 하나의 모델로 여러 인공지능 서비스를 제공하는 HyperCLOVA에 대한 간략한 설명과 앞으로 네이버가 어떤 서비스를 할 것인지에 대한 가능성도 조금 보여주셨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인공지능에 관심이 아주 높은 편은 아니어서 잘 모르는 말이었지만, 적어도 과거의 인공지능은 각 분야마다 각기 다른 모델을 활용해서 데이터를 분석하고 활용했다면 현재와 미래의 인공지능은 분야가 다르더라도 하나의 모델로 다양한 데이터를 분석하고 활용할 수 있는 시대가 열린다는 정도의 내용만은 알아들을 수 있었습니다.

처음 이 대회는 3학년 이상만 신청을 받았다가 나중에 다른 학년에서도 신청을 희망하는 사람들이 많아 2학년도 받게 되었는데요, 그래서 다른 학교 학생분들도 3학년 이상이 많았습니다. 다행인 건 같은 조가 된 성균관대학교 학부생 분이 같은 학번, 같은 나이어서 말도 잘 통하고 대하기가 어렵지 않았다는 사실입니다. 그렇지만 제가 낯을 좀 가리는 사람인지라 첫날 말을 놓지는 못하고 단지 좀 더 빠르게 아이디어를 구상하고 일부 기획까지는 마무리하고 헤어졌습니다.

하이원리조트의 야경

숙소는 같은 학교의 참가자분들과 같은 방을 쓰게 됩니다. 아무래도 누구는 밤에 회의하고 누구는 못하는 상황이 최소화되도록 이렇게 한 것 같습니다.[각주:1] 같은 방을 쓰는 분들은 모두 저보다 선배로, 같은 학과도 아니라서 더욱 서먹했지만 나이가 어린 제 행동을 대체로 존중해주시는 편이란 인상이었습니다.

둘째날 아침

둘째날 아침은 생각보다 맵지 않은 육개장이었습니다. 물론, 잠이 덜 깬 상태로 먹어서 그럴 수 있긴 하지만, 매운 걸 잘 못 먹는 사람들에겐 참 다행이다 싶은 맵기였습니다. 덕분에 제법 쌀쌀해지는 가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따뜻하게 하루를 시작할 수 있었네요.

이 날은 어제 논의한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본격적으로 세부 사항을 결정하고 발표 자료까지 완성해야 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일반적인 해커톤은 보통 새벽까지 쉬지 않고 달려가는 반면, 이번 해커톤은 코로나19 사정 때문에 늦게까지 해커톤 개최 장소에 머무를 수 없어 상당히 여유로운 일정으로 진행되었습니다.

문제는 이렇게 코딩 위주가 아닌 아이디어 위주의 해커톤이 처음이기도 하고, 일단 다른 팀과 다르게 3인 1조라는 점, AI 관련 주제인데 관련하여 공부가 미진한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어제부터 서둘렀어야 하는데 그러질 못했습니다. 분명 2인 1조라는 인원적 한계를 고려했을 때 잘 맞았고, 크게 막히는 부분이 없었다는 점을 생각했을 때 어쩌면 이것이 최선이었을지도 모르지만 아무래도 지나고 나면 늘 아쉬움이 남는 법입니다.

둘째날 점심

이날 점심은 지난 저녁과 아침 식사와 달리 좀 더 격식을 갖춘 메뉴가 준비되었습니다. 해커톤을 하러 온 것인지, 산해진미를 먹으러 온 것인지 분간이 안 갈 정도로 이번 해커톤에서 가장 만족스러운 점은 바로 숙소와 식사가 아니었나 싶을 정돕니다. 아무튼 덕분에 꽤 만족스러운 기분으로 아이디어 정리를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아이디어를 정리한 후 발표 자료를 만드는 과정에서 시간을 잘못 계산했던 점이 있다면, 단순 문자만을 늘어놓아 설명할 것이 아니라 대략적인 디자인을 완성하여 같이 삽입해야 하는데 전혀 준비가 안 되어 있었다는 것입니다. 설상가상으로 저는 Figma 같은 디자인 도구를 전혀 사용해 본 경험이 없었고, 동료는 반대로 웹 관련하여 경험이 미진하여 서로 같이 쓸 수 있는 도구가 실질적으로 없었습니다. 그렇다보니 하나하나 HTML과 CSS를 이용하여 급한대로 마크업하여 자료를 제작하였는데, 그러다보니 실제 원하는 위치에 배치한다거나, 디자인적으로 좀 개선해본다거나 하는 작업은 수행하기 어려웠습니다.

둘째날 저녁식사

해커톤을 마치고 나온 저녁식사는 정말 환상적이었습니다. 위에서 점심식사를 설명하면서 식사가 가장 만족스러웠다고 단언할 수 있었던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경험할 일이 잘 없는 코스 요리인지라 한 입마다 음미하면서 먹었던 것 같습니다. 한편, 이 시간 전후 심사위원 분들이 심사를 진행하셔서 누가 상을 받을지 긴장되는 순간이기도 했습니다.

마지막날 아침식사

마지막날 아침은 위와 같았습니다. 어느 교수님의 농담으로는 마치 매일 아침 메뉴가 해장하라는 목적같다고 평하시기도 했는데요, 어쨌든 따뜻한 음식이니 가을 날씨에 이곳 숙소를 스키 목적으로 찾아온 손님들에게는 제일 적당할 수 밖에 없는 메뉴 아니었나 싶습니다.

마지막날 아침, 하이원 리조트

마지막날 아침은 이렇게 화창했습니다. 물론 좋은 결과를 기대했습니다만, 아쉽게도 쟁쟁한 아이디어를 들고 온 다른 분들에 비하면 부족한 수준이었습니다. 특히 나중에 동료가 말해준 바에 따르면 아무래도 저희가 했던 주제는 특정 공공기관이나 교육기관에 의존해야 하는 구조적인 문제 때문에 아이디어의 상업성이 많이 떨어지는데, 이 점을 극복할 특출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부분이 한계 아니었나 싶네요.

한편 아이디어를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동료의 학교에는 비슷한 시스템이 있다는 점을 파악하게 되었고, 그래서 이 시스템을 여러모로 보완하고 필요한 다른 시스템을 같이 붙여서 하나의 구성작으로 제시하고자 하였는데 아무래도 이 점에 대해서도 독창성이 떨어진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기는 어려웠겠다는 사실을 나중에야 깨달았습니다.

그래도 짧은 시간 최선을 다해, 할 수 있는 만큼 완성해낸 만큼 뿌듯했고 즐거웠던 시간이었습니다.[각주:2]

  1. 그래도 각자의 연락처가 사전에 안내된 만큼 할 사람들은 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이제는 들기는 하네요. 그때 미리 회의하고, 논의해서 세부 사항을 많이 만들어두었다면 좀 달라졌을지도 모르겠다는 후회도 듭니다. [본문으로]
  2. 이렇게 말해놓고 다음날 이 해커톤이 개최될 수 있게 노력해주신 교수님의 수업 중에 꾸벅꾸벅 졸았던 것은 비밀이 아닙니다. 교수님, 죄송합니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