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LG전자는 스마트폰 사업을 종료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안드로이드 11에 이어서 안드로이드 12 업그레이드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글을 쓰고 있는 현재 시점에서는 모든 플래그쉽 기종이 업그레이드를 받았고, 일부 보급형 기종이 아직 상세한 업그레이드 일정을 고지받지 못한 상황인데요, LG의 첫번째 안드로이드 12 업그레이드는 다소 늦어졌지만 그 뒤 다른 기종의 업그레이드 속도는 새 UX를 제작할 필요가 없어서 그런지 상당히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느낌입니다.
이에 늦었지만 UX 9.5가 탑재된 안드로이드 11 OS와 UX 9.6이 탑재된 안드로이드 12를 비교해보고자 합니다. UX 버전이 크게 올라가지 않고 .1 단위로 올라간 점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개선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소소하게 변경만 된 수준으로 제공되었습니다. 이와 관련해서 몇몇 주요 기능은 일반적인 안드로이드 12처럼 적용되었지만, 일부는 적용되지 않았는데 이에 대해서도 다뤄보겠습니다.

AOSP에 더 가까워진 알림창 UI

 

왼쪽은 G8의 안드로이드 12, 오른쪽은 WING의 안드로이드 11. 블러가 더 약해지고, 알림의 배경이 밝은 모드에서는 흰색으로 바뀌었습니다. 참고로 알림 하단 '알림 설정' 부분은 WING의 안드로이드 11에서도 알림 기록을 활성화하면 '기록'으로 바뀝니다.
가로 화면에서의 알림창. UX 9.5와 달리 알림의 양이 화면에 다 표시할 수 없을만큼 더 많을 땐 쓸어올려서 퀵패널을 숨길 수 있다.
안드로이드 11에서 WING의 사진. 알림이 많아도 퀵패널은 계속 보인다.

LG의 안드로이드 12에서 가장 크게 변화한 부분은 바로 알림창으로, 알림이 표시되는 부분만큼은 AOSP에 더욱 가까운 형태가 되었습니다. 물론 그동안에도 LG가 독자적으로 수정하여 알림에 둥근 모서리가 적용되기는 하였지만, 곡률이나 구현 형태, 버그 등이 조금 달라진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 중 눈에 띄는 부분은 서로 다른 곡률을 가진 둥근 모서리가 이중으로 겹쳐 표현되는 버그가 드디어 해소되었다는 것인데요, 사업 철수 전 해결을 약속했던 부분을 일부나마 개선하려고 노력했다는 점에 대해선 칭찬하고 싶습니다. 다만, 이렇게 방식이 변화하면서 이전 버전에서는 잘 발생하지 않았던 버그도 발생하여 아쉬움이 남습니다.

네비게이션 버튼 숨김, 삭제?!

LG UX 9.6에서는 기존 기기에 한해 남아있었던 네비게이션 버튼 숨기기 기능이 완전히 삭제되었습니다. 버튼이 아닌 제스처 방식을 사용하면 여전히 사용할 수는 있지만, 아무래도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이 더 많으니까요. 과거에도 한차례 삭제했다가 되돌려 준 사례가 있는데, 과연 이번에도 다시 돌려줄 것인지 이번에는 조금 더 회의적입니다. 해당 기능이 들어간 V50 ThinQ, G8 ThinQ 등에게는 마지막 OS 업그레이드여서 앞으로 보안 패치를 포함한 추가 업데이트가 적거나 없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안드로이드 12 기본 기능 적용

어두운 배경화면(왼쪽)에 맞춰 보라색 위주의 동적 색상이 적용된 Google 계산기의 모습 (오른쪽)

이번 안드로이드 12에는 공통적으로 동적 색상 기능이 포함되었는데요, 어김없이 LG에도 이 기능이 적용되었습니다만 별도로 설명이 들어가지는 않아서 사용자 사이에서 혼란이 있는 듯합니다. 아쉽게도 비활성화가 불가능하여 Google 계열 앱, 설정의 일부 AOSP 기반 UI만이 동적 색상으로 표시되는 바, 기존의 LG UX와 비교하여도 다소 이질적인 모습입니다. 이전 LG가 적용한 포인트 색상과는 별개의 기능이어서, 포인트 색상을 바꾸는 것은 의미가 없고 오직 배경화면 변경을 통해서만 동적 색상을 변경할 수 있습니다.
한편, Google이 소개하는 기능 중 영역 확대[각주:1], 텍스트 굵게 표시[각주:2], 그레이 스케일[각주:3], 스크린샷 확장[각주:4]항목은 이미 이전 버전부터 LG가 지원하는 기능이어서 새로 추가되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더 어둡게' 기능은 기기의 하드웨어 사양 문제도 있어서인지 추가되지 못한 것 같더군요.

정확한 위치와 대략적인 위치에 대한 내용 추가. LG G8 ThinQ 안드로이드 12의 경우 (1, 2번 사진) 맨 오른쪽은 안드로이드 11의 경우 (WING)

주요한 변경점 중 하나인 '정확한 위치 사용'도 포함되었는데요, 이와 함께 Android 11에서는 설정 앱의 권한 메뉴가 AOSP와 LG UX의 묘한 조합이었던 것과 대비해 안드로이드 12부터는 아예 AOSP의 UI를 그대로 따라가도록 변경되었습니다.다행인 점은 이전 버전과의 통일감을 위해서인지 각 앱이 앱 권한을 물어볼 때의 창은 LG UX 그대로 약간만 수정하여 적용되었다는 것입니다.

G8의 Z카메라를 이용한 에어모션 사용과 카메라 사용 중 표시

카메라 혹은 마이크 사용 시 초록색 점으로 사용 중임을 나타내는 부분도 정상적으로 적용되었는데요, LG G8 ThinQ의 Z카메라의 경우 이유는 알 수 없으나 잠금 해제 시 Z카메라를 사용하는 것은 카메라 사용으로 표시되지 않고 에어 모션 기능 사용 시에만 카메라 사용으로 인식되었습니다. 이때 카메라를 사용 중인 앱은 Z카메라의 전반적인 제어를 담당하는 G8의 고유한 시스템 애플리케이션인 GlobalUIService로 표시되는 것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참고로 해당 기능은 알림창의 퀵 패널 부분에 나타난 초록색 배경의 아이콘을 누르면 현재 사용 중인 앱의 이름이 나타나고, 이를 누르면 권한 메뉴로 바로 이동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안전 및 긴급 상황 메뉴. 안드로이드 12 버전에서 제공되고 있다.

그 밖에 안전 및 긴급 상황 메뉴가 추가되었는데, 안드로이드 11 버전까지 제공되었던 편리한 기능 란의 'SOS 모드', 메시지 앱의 설정 메뉴에서 설정할 수 있었던 '재난 문자' 등을 포함 혹은 유사한 내용을 추가한 기능입니다. 다만 제 기억이 맞다면 긴급 상황 정보의 경우 Nexus 5X를 사용하던 시절, 안드로이드 8.1 오레오에서도 사용 가능했던 기능으로 알고 있어 LG가 뒤늦게 메뉴를 신설하면서 AOSP의 기능을 편입한 것이 아닐까 추측해봅니다.
한편, 해당 메뉴에 들어간 '긴급 SOS'는 이전의 'SOS 모드'와는 다른 기능으로, 여전히 기존 편리한 기능 - SOS 모드 메뉴에서 이용할 수 있습니다. 'SOS 모드'는 전원 버튼을 3번 이상 연타하였을 때 미리 지정한 특정인에게 메시지를 보내는 기능이고, '긴급 SOS'는 전원 버튼을 5번 이상 연타하였을 때 자동으로 112 등 긴급 신고 전화를 걸어주는 기능입니다.
재난 문자 기능은 해당 메뉴에서 설정할 수도 있지만, 메시지 - 설정 - 재난문자 란에서도 여전히 동일하게 설정할 수 있습니다. 아쉽게도 여전히 해당 기능을 끌 수 있는 기능만 제공되고 알림의 소리를 제어할 수는 없는데, 안전 안내 문자의 경우 다행히 진동 모드로 설정 시 진동으로 설정됩니다.
아쉬운 점은 해당 메뉴를 신설하면서 '긴급 상황 정보 열기' 부분의 아이콘이 야간 모드에 대응하지 않아 예쁘게 보이지는 않는다는 점입니다.

그 밖의 UX 변화

LG G8 ThinQ에서의 음악 앱
(왼쪽) 안드로이드 11에서 개선된 가로모드에서의 음악 앱 알림, (오른쪽) WING UI 전후로 커진 음악 앱 알림

기존 LG 음악 앱은 알림이 안드로이드의 알림창 미디어 재생 관련 라이브러리를 적용하지 않는 것인지, 완전히 독자적인 UI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미디어 재생 알림이 별도의 카테고리로 빠져나간 후에도 다른 앱과 달리 LG 음악 앱만 재생 중에도 알림 카테고리로 빠지는 등 다른 음악 앱과 비교했을 때 다소 이질적인 형태였습니다. WING UI 즈음하여 알림의 크기도 매우 커져 부담스러웠다가, 그나마 안드로이드 11에 들어서 가로 모드에 한해 알림 UI가 축소되는 것으로 변경되었는데 안드로이드 12부터는 자체 알림 UI를 포기하는 형태로 변화하였습니다.

벅스와 LG 음악 앱을 동시에 연 모습. 안드로이드 12 적용 이후 벅스는 붉게 변했습니다. 벅스가 실수한 부분이라기보다는 앨범아트 대신 앱 아이콘에서 색상을 가져오는 방식으로 바뀌면서 의도치 않게 이런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보입니다.

여전히 곡을 듣던 중 특정 시간으로 이동하는 기능은 제공하지 않지만, 이제 다른 음악 앱과 같이 실행해도 미디어 알림 부분에 함께 묶이긴 합니다. 다만, 안드로이드 11의 AOSP에 적용된 것처럼 좌우로 넘기며 보는 형태가 아닌, 알림 여러 개가 온 것처럼 표시되고 재생 기기 선택은 여전히 알림창을 한 번 더 쓸어내려서 하단에 표시된 재생 기기 선택 UI를 이용하는 식으로 적용되었습니다. 다만 이건 안드로이드 11과도 조금 다른 점으로, 안드로이드 11 당시에는 재생하지 않는 앱이 알림 란으로 이동하고 재생 중인 앱만 분리되는 형태였습니다. 그러나 현재는 재생 중이지 않아도 같은 미디어 알림으로 묶입니다.

(왼쪽) G8 안드로이드 12, (오른쪽) WING 안드로이드 11.

큰 변화는 아니지만, 패턴을 입력할 때 선의 굵기가 변하기도 했습니다.

여전히 감감 무소식인 기능과 삭제된 기능

LG전자는 스마트폰 사업 철수 전부터 ART를 제외하고 새로 추가된 개발자 기능은 대체로 제대로 넣어주지 않는 경우가 많았는데, 결국 안드로이드 11에서도 빠졌던 Wi-Fi QR코드 공유 기능이나 ADB 무선 디버깅의 디버그 메뉴 편입은 진행되지 못했습니다. 두 기능 모두 QR코드로 WiFi를 연결하는 기능과 관련이 있어서 추가되지 않은 것 같긴 한데, 다소 아쉽습니다.
그리고 LG가 그동안 통신사 등과 협업하여 제공하였던 LTE 데이터와 Wi-Fi를 동시에 사용하는 기능(이하 band WiFi 혹은 Hybrid WiFi)은 이번 OS 업그레이드를 통해 아예 삭제되었습니다. LG전자 측에서는 이를 Google의 정책 변경 때문이라고 고지하고 있습니다. 다만, 개발자 메뉴에 보면 Wi-Fi 사용 중에도 모바일 데이터를 빠른 전환을 위해 활성화해두는 기능 자체는 살아 있습니다. 서로 다른 기능일 뿐입니다.

UI 외적인 부분에 대한 이야기

사업 철수 이후 이 정도만 해줘도 감지덕지이다 싶긴 합니다만, 사실은 좀 불만인 부분이 있습니다. 특히 LG가 휴대폰을 판매할 당시 제공하기로 약속한 기능들에 대해서 제대로 유지보수가 안 되는 부분에 대한 내용입니다. 어차피 각 기능별로 한 줄 내외로 간략하니 표로 정리해봤습니다. 어떤 부분은 안드로이드 11 업그레이드 때도 그랬고, 안드로이드 12부터는 최초 업그레이드 기기의 업그레이드 시점에도 이미 사업 철수가 완전히 결정난 시기여서 그런지 더한 부분도 있습니다.

기능 제대로 유지보수가 되지 않고 있는 기능
설정 - 화면 - 글꼴 LG SmartWorld에서 기존 구매한 글꼴을 안드로이드 12부터 내려받을 수 없어 미리 설치하고 올려야 함.
지하철 알리미 (LG G8, V50) 우이신설선 개통까지만 반영되어 있고 신림선이나 신분당선 연장 개통 등 이후 역은 안드로이드 12로 판올림되어도 조회되지 않음.
게임런처 신규로 출시된 게임은 수동으로 추가하지 않으면 추가되지 않음. 다만 LG VELVET 2 Pro로 부터 앱을 추출하여 사용 시 일부 완화되기는 함. (안드로이드 11 업그레이드 기기 한정, 안드로이드 12 이상 사용 불가)
Google InApps(LG G8, V50) Google 앱과 연계하여 스마트폰 콘텐츠까지 검색하는 기능이나, 별도 고지 없이 종료된 이후에도 LG VELVET과 WING에 적용된 스마트폰 콘텐츠를 검색하는 기능을 제공하지 않아 실질적으로 기능 축소.
홈 화면 앱서랍 안드로이드 11부터 직장 프로필 사용 시 편집 기능을 전혀 사용할 수 없음
파일 관리자(LG G8, V50) UX 9에 맞춰 변경된 파일 관리자 아이콘이 안드로이드 11 업그레이드 이후 UX 8로 퇴화
스마트 게시판 LG전자 사업 종료 이후 업그레이드된 안드로이드 11 이상 스마트 게시판 사용 기기는 안드로이드 10에서의 스마트 게시판 다크모드가 적용되지 않음.
AOD (Always-On-Display) 일부 기기에서 AOD 설정 충돌 발생으로 시계 스타일 등을 제대로 변경할 수 없거나, AOD 위치가 이상하게 표현되는 등의 버그가 제대로 해결되지 않음.

최적화 관련해서는 LG G8 ThinQ, VELVET을 모두 사용해본 결과, LG VELVET의 경우 비정상적으로 게임 프레임이 떨어지고 게임 실행 이후 재부팅 전까지 시스템 전반적으로 느려지는 현상을 경험하였는데 후속 업데이트 이후에는 거의 발생하지 않아 최적화가 잘 된 편이라 느껴졌습니다. G8 ThinQ와 V50 ThinQ의 경우 카메라 앱의 모드 전환 방식으로 인해 한 모드에서 다른 모드로 넘길 때 극도로 느린 편이었는데 방식이 살짝 변경되었는지 속도가 상당히 개선되기도 하였습니다. VELVET처럼 휘리릭~하고 넘기는 건 여전히 불가능하긴 합니다만.
G8 ThinQ의 경우 마지막 OS 업그레이드인데 이 정도면 1~2년은 더 쓸 수 있을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물론 보안 업데이트 등을 고려하면 안전하게 쓸 수 있는 것은 당장은 VELVET이나 WING이 더 적합하겠지만요.

총평

사업 철수한 스마트폰의 OS 업그레이드치고는 잘 되었다

안드로이드 11 올라갈 때는 그나마 사업 철수 전에 VELVET 기종에 한해 이전보다 많은 테스트(내부 테스트, 비공개 베타, 공개 프리뷰, LG Fandom 한정 RC 테스트)를 거쳤고 VELVET 2 Pro의 출시 준비가 한창이던 와중에 제작된 덕분인지 사업 철수가 그렇게 와닿는 느낌은 아니었는데, 안드로이드 12로 오니 비로소 많은 부분이 체감됩니다. 아마도 이렇게 느끼는 까닭 중 하나는 안드로이드 11 때는 VELVET 2 Pro의 앱을 추출해서 설치하는 방식으로 UX 변화를 강제로라도 일부 만들 수 있었는데 이제는 그러지도 못하는 것도 있으리라 짐작됩니다.
그래도 다행인 점은 몇몇 버그가 눈에 보이긴 하지만 최적화 자체는 그럭저럭 나쁘지 않게 된 편이어서 설령 마지막 업데이트일지라도 약간은 안심하고 쓸 수 있게 된 것 같습니다.

  1. 설정 - 접근성 - 시각 - 돋보기 [본문으로]
  2. 설정 - 화면 - 글꼴 - 글꼴 굵게 표시 [본문으로]
  3. 설정 - 접근성 - 시각 - 흑백 화면 [본문으로]
  4. 스크린샷 캡처 후 스크롤 캡처 선택. 설정 - 시스템 - 업데이트 센터 - 앱 업데이트에서 Q메모+ 사전 설치 필수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