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2년 12월, 꽤 오랜 시간 함께했던 크레마 사운드업 기종의 배터리 수명이 한계에 다다라 전체 배터리양의 60%만 사용해도 전원이 갑자기 꺼지는 현상이 발생하기 시작했습니다. 사운드업 구매를 고려하셨던 분이라면 아시겠지만, 2023년 시점에서 사운드업 기종의 운영체제는 2013년 출시된 Android 4.4.4 KitKat으로, 사운드업 출시 당시에도 너무 낡았다고 지적받았을 정도로 오래된 운영체제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리디 주식회사에서도 낡은 기종을 위해 지원해왔던 구버전 리디북스 앱(e-Ink 버전 및 일반 앱)에 대해 지원을 종료하겠다고 통보하였고, 현재는 잘 동작한다고 하지만 앞으로도 계속 잘 동작한다고 하기에는 불안한 감이 있어 배터리 교체가 망설여졌습니다. 결국, 이참에 새로 나온 단말기로 교체하는 편이 앞으로 더 오래 쓰기에는 알맞을 것이라는 판단 하에 새로운 리더기를 몰색했습니다.
당시 시장에 유통 중인, 국내 정발된 6인치 리더기는 다음과 같았습니다.

제품명 제조사 유통사 Android 버전 색상 microSD 화면 PPI
크레마S ONYX 알라딘, 예스24 10(2019) 블랙, 화이트 X 300ppi
루나 NETRONIX 이노스페이스원 8.1(2017) 화이트 O 212ppi
BOOX Poke 4 Lite ONYX 이노스페이스원 11(2020) 블랙, 화이트 X 212ppi
BOOX Poke 3 ONYX 이노스페이스원 10(2019) 블랙 X 300ppi

그 밖에 Boyue 사가 제조하고 드림어스컴퍼니가 수입, 교보문고가 유통하는 sam 시리즈가 7.8인치와 10인치로 각각 출시되어 있고 7인치로 넓히면 출시된지 얼마 되지 않은 리프2와 전용기지만 방수가 가능해 탐났던 리디 페이퍼4가 있었지만, 교보문고에서 나온 리더기는 이미 구매하여 사용 중일 뿐더러 개인적으로 체감하기에 소설 같은 줄글 독서에는 부적절하다고 판단하여 6인치에서만 고르기로 하였습니다.

그런데 기존 경험을 토대로 생각해보면 당시 정발된 6인치 리더기의 최대 내부 저장소 용량은 32GB인데, 만화를 내려받지 않는다고 해도 계속 쓰다보면 부족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들었습니다. 사실 사운드업은 옛날부터 사용한 탓에 이제는 쓰지 않는 중복 자료들이 포함되어 있었고, 만화도 한차례 정리했다고는 하지만 일부 남아있어서 명확히 어느 정도의 저장 공간이 필요한지 가늠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었습니다. [각주:1]

그나마 다행인 점은 이전에 사용했던 크레마 사운드와 사운드업 모두 보급기였고, 만족스럽게 사용한 덕분에 색온도 조절이나 고해상도는 그다지 필요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물리키를 지원하지 않는 정발 리더기들은 마음에 들지 않았고, 결국 Boyue에서 내놓은 Likebook P6까지 고려했으나 당시에는 Meebook M6 모델이 출시 준비 중이었던 것인지 가격이 너무 올라서 선뜻 구매하기도 망설여졌습니다. 그러니 결국 다시 국내로 눈을 돌려 SD카드라도 지원하는 기종을 구매하자, 해서 루나를 선택하게 된 것입니다. 지금 선택하라고 했다면 포크5를 선택했겠지요 이노스페이스원이라면 모티프 이전 크레마 기종의 펌웨어와 AS를 담당했던 이노웨이브글로벌과도 연관이 있는 회사라 꾸준히 잘 사용했던 크레마 시리즈를 생각하니 나쁘지 않을 것 같다는 판단도 있었습니다.

본 후기는 2022년 12월부터 2023년 6월까지 약 6개월간 단일 기기에 한해 사용한 후기로, 이후 업데이트로 변경된 내용 및 같은 기종 타 기기의 마감 품질 등을 대표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구매 전 오프라인에서 체험이 가능한 교보문고, 알라딘 중고서점과 같은 지점에서 꼭 제품을 확인해보시고 구매하시기를 권장드립니다.
작성 시점 기준 이노스페이스원 혹은 기타 관계사로부터 협찬이나 광고 요청을 받은 바 없으며 개인적으로 구매하여 작성한 후기입니다.

루나의 외관, 그리고 사양

이노스페이스원 루나의 사양은 다음과 같습니다.

제품명 이노스페이스원 루나(LUNA)
IWG SPC06001N
SoC Allwinner sun8iw15 (추정)
Cortex-A7 1.8GHz Quad Core CPU
ARM Mali-400 MP2 GPU (추정)
운영체제 Android 8.1 Oreo (32bit)
보안패치 2018년 5월 7일자 (2023.03.27. 일자 빌드 기준)
Linux 커널 4.9.56 #30
화면 6인치 1024*758 e-Ink Carta 212ppi
정전식 터치, 프론트라이트 지원, 색온도 조절 미지원
16 그레이스케일 지원
배터리 1500mAh (5V 1A 충전 지원)
Bluetooth 5.2
WiFi b/g/n 2.4GHz (WiFi 4)
RAM 2GB
저장공간 내장 메모리 8GB (/data 폴더 f2fs 포맷, 그 외 ext4 포맷)
외장 메모리 microSDHC 최대 32GB 지원 (단, 포맷 방식에 따라 비공식적으로 그 이상의 용량을 가진 SD카드 사용 가능)
무게 150g

보다시피 오래된 SoC를 사용하고 있어서 그런지 운영체제 버전은 낮은 편이며, 때때로 조금 굼뜨기도 합니다. 그래도 운영체제 버전이 올라간 만큼 크레마 사운드업보다는 클럭이 높아진 편입니다. 블루투스 버전도 높아졌고 하여, 스펙만 보기에는 크레마 사운드업보다 많이 좋아진 것으로 보입니다. 여전히 버전이 Android 8.1 Oreo에 머무르는 점은 상당히 아쉽지만, 그래도 아직은 쓸 수 있는 버전이니까요.

회색 플립커버 케이스가 씌워진 크레마 사운드업과 루나 제품 상자

이노스페이스원 루나의 제품 상자는 상품 상세 페이지에 기재된 것처럼 LUNA 글씨가 양각된 흰 상자 형태입니다. 그래도 렌더링된 그림보단 실물이 비교적 나은 편이라 다행입니다. 시대가 시대인지라, 크레마 사운드업 시절보다는 제품 상자가 얇아진 것도 같습니다.

왼쪽은 측면 사진으로 이노스페이스원 로고가, 후면에는 둥근 원 모양의 타이포그래피와 바코드 등이 있다.

측면과 후면은 앞면보다 좀 더 그럴 듯해 보입니다. 특히 뒷면에는 타이포그래피가 둥근 원 모양으로 장식되어 있는데, 개인적으로 후속 제품도 LUNA로 이름 붙일 거라면[각주:2]타이포그래피를 전면에 내세워서 글자 안에 타이포그래피가 들어간 형태로 표현해도 괜찮을 것 같기도 하고요. 정신없어보이려나요

제품 상자를 하단에서 잡아당겨 개봉한 모습과, 루나 본체를 꺼내고 난 뒤의 모습

앞선 사진에서 보이는 바와 같이 상자 후면 파인 홈으로 잡아당겨 위에서 아래로 제품 상자를 개봉하는 형식이라 조금 독특했습니다. 동봉품은 크레마 사운드업과 비슷해서 본품, 사용설명서, USB Type A to Type C 케이블을 제공합니다. 과거와 달라진 점이라면 이제 USB 케이블이나 리더기를 비닐에 담아 제공하진 않는다는 점과, 하단에 잡아당겨서 본체를 꺼낼 수 있는 종이 손잡이가 있어서 비교적 개봉이 편한 점이 있겠네요.

루나 제품 상자에 얹어진, 충전 상태의 루나.

충전기에 꽂아보니 환영합니다, 라는 문구가 표시되는 것이 어딘가 Windows를 생각나게 합니다. 이후 설정 과정은 다른 리더기와 크게 다르진 않아 금방 설정할 수 있었습니다.

크레마 사운드업과 비교하면 어딘가 닮은 점이 있었습니다. 노출된 microSD 카드 슬롯, 흰색, 위 아래로 나뉜 플라스틱 마감, 플립커버 케이스 지원, 그리고 전원 버튼의 위치와 전원 버튼 속 LED까지.
그래도 전반적인 마감 품질을 물어본다면 가격을 고려하지 않아도 크레마 사운드업에 한 표 행사하겠습니다. 저는 젤리케이스 탈착 등의 과정에서 별 문제를 겪지 않았지만 보기에도 불안해보이는 견고함이라든지, 케이스 탈착 과정에서 상하판이 분리된 사례가 인터넷에 있다든지 하는 부분은 아무래도 불안하기 마련입니다. 그렇다고 집에서 거치해두고 보는 용도로 부적절할 정도는 아닙니다. 다행히 케이스 측면 microSD 슬롯 란이 뚫려있어서 SD카드 인식이 갑자기 안 되어도 케이스를 떼어낼 필요가 없기도 하고요.

루나의 하단 측면과 크레마 사운드업의 하단 측면

충전기를 꽂는 부분을 자세히 보면 Type C가 맞긴 한데, 모양은 꼭 5핀 단자처럼 한쪽이 둥글지 않고 평평합니다. 아마도 일종의 원가절감 아닐까 싶긴 한데, 무심코 다른 케이블을 꽂을 염려가 있어보이긴 했습니다. 그래도 요즘 기종이라고 Type C 포트를 넣어준 것은 다행입니다.

기본 소프트웨어 구성 및 설정

2023년 5월 29일 기준, 다음과 같은 앱이 기본 앱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교보문고나 알라딘에서 판매하는 루나는 약간 다를 수 있습니다.[각주:3]

사용 안내 앱

인터넷에 연결되어 있을 땐 WebView로 구성된 사용 설명서 겸 공지 페이지, 인터넷에 연결되어 있지 않을 땐 사용 설명서 PDF로 접속 가능한 QR코드를 동봉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공지사항을 담아두는 페이지의 주소를 알 방법이 제한적인 점은 아쉬웠고, 공지 기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업데이트 진행 이력을 안내하지 않아 매 업데이트마다 어떤 점이 변경되었는지 다시 돌아볼 수는 없는 점은 문제가 있어 보였습니다.

전자사전

크레마 시리즈 등에 탑재된 오프라인 사전이 아닌, 네이버 어학사전 및 백과사전을 단순히 쉽게 검색할 수 있도록 만든 일종의 바로가기 같은 앱이었습니다. 어학사전은 API를 제공하지 않으니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기는 한데, 인터넷에 연결해서 통합검색의 어학사전 부분을 표시해주는지라 앱과 일체감이 없어서 아쉬웠던 기능입니다. 이런 부분에 신경쓰기보다는 다른 앱에 더 신경을 써줬으면 싶었습니다.

브라우저

국내 정발 기기에 펌웨어도 직접 제작한 것으로 보이는데, 특이하게도 Firefox가 탑재되어 있습니다. 그러면서 한편 다른 앱들이 사용하는 부분은 GeckoView가 아닌 WebView[각주:4]여서, 기기 안에서도 약간 파편화가 되어있다는 감상이었습니다. 그래도 Android 8.1을 탑재하고 있어서 앞으로 Chrome 업데이트가 부정적인 바, 그나마 오래 지원했던 Firefox를 넣어준 점은 장점으로 보입니다. 국내 웹 환경이 Chrome에 최적화되어 있어서 호환성은 약간 떨어지지만, 리더기의 용도를 생각하면 사용하지 못하는 사이트는 거의 없으니까요. 그래도 리더기 버전이 오래된 탓에 Firefox도 97 버전을 끝으로 지원하지 않기는 합니다.

뮤직

앱 안에서는 "내 음악"으로 표기되는데, 바깥은 "뮤직"인 점은 좀 의아했습니다. 브라우저처럼 원래 그대로 읽는 단어도 아니고, 번역 품질이 떨어져 비판받는 교보문고 sam 시리즈 리더기도 음악 앱으로 번역하는데, 굳이 "뮤직"이라는 명칭을 쓴 이유를 잘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앱 자체는 크레마 사운드업에서 사용했던 것과 유사합니다. 다시 말해 AOSP 기본 음악 앱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기본 음악으로는 베토벤의 Moonlight Sonata 3rd Movement가 1분 분량으로 들어있습니다.

우주 (v.1.0.8 기준)

처음 구매할 때는 KOReader를 그대로 탑재했다가, 중간에 펌웨어 업데이트로 자체 앱인 "우주"로 교체되었습니다. KOReader 기본 탑재 시절에는 루나가 사용하는 제스처와 KOReader가 사용하는 제스처가 겹치는 바람에 편하게 쓰기는 힘들고 설정을 몇차례 고쳐줬어야 했는데요, 우주로 바뀌고 나서는 그나마 그런 문제는 사라졌습니다.

배터리 잔량이나 현재 시각을 하단에 표기하고 있어서 수시로 확인이 가능하고, 수동 화면 회전이나 TTS, 화면 잠금, 책갈피(북마크), 페이지 자동 넘김, 글꼴, 글꼴 크기, 읽기 방향 같은 기본적인 뷰어 기능은 가지고 있어서 쓰기 나쁘지 않습니다. KOReader보다 기능은 줄었지만 아무래도 자사 리더기에 맞춰 개발했다보니 자잘한 버그도 적은 편이고 UI도 비교적 큼직하게 되어있어 터치하기엔 편리했습니다.

그런데 아쉬운 점이 있다면 사용자 글꼴 지정이 안 되는 바람에 아이러니하게도 국내 정발 기기인데 한글 글꼴은 루나 기종에서 사용하는 나눔스퀘어 외에 설정이 불가합니다. 오레오 버전에 포함되어 있는 Noto Sans CJK KR도 빠져있고, 사용자 글꼴을 추가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안내가 없는 등 여러모로 글꼴 지원은 한국에서 만든 뷰어 앱치고 부실한 편입니다. 일단 글을 읽어야 하는데 한글 글꼴 중에 serif 계열(명조, 바탕, 부리) 서체를 하나도 쓸 수 없다는 점은 치명적이지 않나 싶습니다.

파일

아주 간단한 파일 관리자 앱이었습니다. 이름 변경, 복사, 이동, 공유, 세부 정보 보기 중 아무것도 지원하지 않습니다. 오로지 탐색, 열기, 그리고 길게 눌러 삭제만을 지원합니다. Android 내장 Storage Access Framework보다도 기능은 빈약합니다. 따라서 액티비티 런처를 설치해서 SAF를 불러 사용하거나, 별도의 파일 관리자를 설치하는 편이 낫다고 생각합니다.

MY APP

삼성 갤럭시의 "앱스 화면", LG전자 스마트폰의 "앱 서랍"에 대응하는 개념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기능은 딱히 없어서 아래 세가지 기능만 지원합니다.

  • (홈 화면에) 아이콘 추가
  • 앱 삭제
  • 기본 앱 해제: 앱이 기본값으로 설정된 동작이 있으면 이를 해제해주는 기능입니다.

설정

설정 앱은 지원하지 않는 기능이 많습니다. sam 7.8이나 sam 10 시리즈에서 보실 수 있는, 설정 앱에 들어갔더니 주요 설정만 보이고 다른 설정은 안 보이는 그런 구성이라고 생각하시면 비슷합니다. 그런데 Android 설정에 들어갈 방법이 공식적으로 제공되는 sam 시리즈와 달리 루나는 지원하지 않기 때문에 이 또한 액티비티 런처로 들어가서 필요한 설정을 해주어야 합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설정에서 각 항목을 들어갔다가 설정 메인 화면으로 나오면 잔상 제거 설정과 상관 없이 풀 리프레시가 발생하여 자주 깜빡거리기에, 자주 들어가서 무언가 이리저리 바꿔보기에는 상당히 부담스러운 측면이 있는 앱이기도 합니다.

더보기

네트워크

보통 Android에서 무선 및 네트워크 기능으로 들어가면, 데이터 사용량이나 각종 무선 연결에 대한 상세 설정을 할 수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만 여기서는 WiFi와 Bluetooth 설정만을 지원합니다. Bluetooth의 메뉴명은 BT(2.4GHz 무선) 으로, 크레마 기종과 같은 명칭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사실 볼 때마다 어차피 WiFi도 5GHz 지원 안 해서 2.4GHz 무선 통신이면서... 같은 생각을 합니다

최근에는 업데이트로 우주 뷰어 업데이트와 함께 그동안 정상적으로 사용할 수 없었던 크레마 전용 리모컨을 연결해서 쓸 수 있기 때문에 사용성은 확실히 개선되었습니다. 똑같이 IWG(InnoWaveGlobal)로 시작하는 기기명을 가진 기기지만 정작 사용할 수가 없다는 점이 아쉬웠는데 브랜드의 장벽을 뛰어넘고(?) 마침내 지원이 시작되어서 좀 놀라기도 했던 기억이 나네요. 이 업데이트로 기존에 크레마S 이전 세대와 리모컨을 같이 쓰시던 분들이라면 넘어올 메리트가 있다고 느껴졌습니다.

다만 조금 이상한 것은, 조명을 꺼 둔 상태에서 밝기 조절 버튼을 눌러도 조명이 자동으로 켜지지는 않고 꺼진 상태로 설정 값만 바뀌도록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실수로 다른 버튼을 누르려다가 더 밝게 (+) 버튼을 마구 눌렀다가, 나중에 조명을 켰더니 갑자기 확 밝아져서 가끔 놀라곤 합니다. 그래도 안 되던 리모컨 지원이 된 것만으로 만족스럽고, 언젠가는 개선되리라 생각합니다.

한편 WiFi는 앞서 언급한대로 보급형인만큼 2.4GHz만 지원하고, 감도는 솔직히 말해서 낮은 편입니다. 5GHz를 지원했다면 더 낮은 감도로 인해 고생했을 거란 예감이 절로 드는 감도이긴 한데, 그래도 대충 바로 옆에 있는 스마트폰, 태블릿, 다른 리더기, 컴퓨터 등이 같은 공유기 5GHz 네트워크에 연결되어 있을 때 2.4GHz로 비슷한 안테나 막대기 수를 보여주는 정도라고 이해하시면 적당합니다. 보안 규격은 WPA2까지 지원하는 것으로 보입니다만 정확한 부분까지는 모르겠네요.

그래도 범용기라서 그런지 크레마 시절보다는 WiFi 연결 시 보여주는 정보가 많아져서, 2.4GHz 네트워크인지, 보안은 무엇을 사용하는지, MAC 주소, IP주소, 게이트웨이, 서브넷마스크, DNS, 링크속도 같은 상세 정보를 연결된 WiFi의 이름을 누르면 잘 보여줍니다. 기본적인 새로고침이나 수동 추가 버튼도 있고요.

아쉬운 점은 하드웨어의 문제인지, 아니면 소프트웨어가 불안정하게 작성된 것인지 종종 운이 나쁘면 블루투스가 켜지지 않거나, "블루투스가 사용 중지됨" 메시지를 띄우거나, 혹은 WiFi와 동시에 켜면 불안하다거나, 하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조만간 1년이 되기 전에 AS를 신청해서 점검을 받아봐야 하나 싶기도 한데, 재부팅하면 괜찮아져서 서비스를 받지 못하더라도 계속 쓰기는 할 예정입니다.

전원

"자동 슬립 설정" 딱 하나만 있습니다. 다른 범용기에 있는 자동 WiFi 끄기 같은 건 슬립 설정 때 같이 자동으로 작동하는 것으로 보이고, 그 밖에 설정은 없습니다. 오토 웨이크업(Wake-Up) 플립커버를 지원하는 것으로 아는데, 크레마 사운드업과 달리 사용 여부를 택할 수 있는 설정은 따로 없는 것으로 보이네요.

화면

잔상 제거, 종료 이미지, 슬립 이미지, 홈 화면, 위젯 문구를 설정할 수 있는 화면이었습니다. 의외로 조명은 따로 메뉴가 나와 있어서 없습니다.

범용기는 보통 앱마다 잔상 제거 주기를 변경할 수 있는 편인데, 아쉽게도 전역 설정만 가능하고 설정 앱이라든지, 몇몇 앱은 이 설정을 무시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저는 기본적으로 활자 주변이 좀 깨끗해지지 않아도 자주 깜빡이는 게 싫어서 사용하지 않고 있는데, 그래도 어차피 화면을 끌 때, 설정 앱에 들어갈 때 등 여러 상황에서 잔상이 제거됩니다.

종료 후 이미지와 슬립 이미지 모두 진한 검정색이 들어간 글자(LUNA) 혹은 그림[각주:5]을 사용하고 있는데 슬립 이미지는 켤 때 풀 리프레시(Full Refresh)를 하지 않으면서 진한 검정색 특성 때문에 화면을 켤 때마다 상단 쪽에 달 모양 자국을 남기곤 하는 점은 아쉽습니다.

홈 화면은 루나 상품 상세 페이지에서 주로 보여주는 위젯 문구와 알림, 그리고 두 줄의 앱 화면을 보여주는 형태의 "위젯 스타일"과, 앱 서랍 느낌의 "기본 앱 배열 스타일" 두 가지를 제공하고 이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위젯"이라는 게 특별한 것은 아니고 인터넷 검색창과 업데이트 알림을 보내주는 부분 두 가지를 같이 제공한다는 뜻이라서, 금방 흥미를 잃고 기본 앱 배열 스타일로 바꿨습니다. 어차피 리더기에 책을 받거나 앱 업데이트를 하느라 WiFi를 켜는 시간보다는 책을 읽는 시간이 훨씬 많은데다가, WiFi를 켜면 알아서 자동 업데이트 확인을 수행하고 업데이트가 있으면 팝업으로 알려주니까요.

조명

말 그대로 조명을 사용할지 여부와, 밝기 강도를 조정하는 부분입니다. 처음 수령했을 때는 설정 창에서나 빠른 설정 창에서나 밝기 조절 단계가 사운드업 대비 세밀하지 못해서 실망하였었는데요, 지금도 빠른 설정 창에선 세밀하지 못하지만 설정 안에서는 조금 더 세밀하게 조정할 수 있게 어느 순간 바뀌었습니다. 그동안 하드웨어는 지원하는데 소프트웨어는 더 낮은 밝기를 지원하지 않아[각주:6]답답했는데, 이제는 만족스럽습니다.

언어/키보드

본체 언어로는 한국어와 영어를 고를 수 있고, 필요하면 키보드 관리에서 다른 키보드를 설치해서 쓸 수 있습니다. 전용기인 크레마와 달리 기본 설정에서 설치만 따로 했다면 다른 키보드를 고를 수 있다는 점은 좋았습니다.

기본 키보드 앱은 한글, 알파벳, 기호 이렇게 세 가지 키보드만을 지원하고 별도 설정이 불가한데, 기호 탭을 누른 뒤에는 반드시 지구본을 눌러 다른 언어로 전환해야만 기호 탭에서 빠져나올 수 있다는 점은 상당히 불편합니다. 이때 지구본을 누르면 기호 탭에 들어가기 전 언어로 변경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언어로 전환되기까지 합니다. 크레마 기종보다 넓은 키 배열을 갖다보니 공간이 부족한 상황에서 .com 상용구를 넣기 위해서 그렇게 한 모양인데, 어차피 영문 키보드 상태에서 하나씩 입력해서 입력이 불가한 건 아니니 차라리 없애고 마지막 자판으로 돌아가는 버튼으로 바꿔주면 좀 더 편리하게 쓸 것 같습니다.

날짜/시간

크게 바꿀 일은 없는 설정입니다만, 루나 기기의 커스텀된 설정으로 인해 24시간 형식 사용을 해제해도 오전 오후 여부는 표기하지 않습니다. 리디에서는 이렇게 해도 큰 문제가 없는데, 사실 가장 큰 문제는 기본 탑재였던 KOReader에서 오전 오후 여부가 표기되지 않는다는 점이 한때 치명적이었습니다.[각주:7] 그밖에도 비슷한 구조로 구현되어 있는 앱이 있다면 타사 앱도 일부 오전 오후 여부가 표기되지 않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잠금 설정

타사 리더기와 마찬가지로 비밀번호 설정을 통한 화면 잠금이 가능합니다. 다만, 6자리 숫자로 제한되어 있고 다른 방식의 화면 잠금은 지원하지 않고 있습니다. 전자책 리더기의 특성상 여러 이유로 비밀번호 이외의 잠금 방식이 썩 사용하기 편하진 않다는 점에서 미루어 봤을 때 다른 방식을 지원하지 않는다고 해서 단점으로 다가오진 않았습니다.

작업 관리자

요즘에야 휴대폰 자체 RAM 용량이 많이 증가하고, Android도 관리 능력이 향상되어 많이 필요하지 않지만 이런 전자책 리더기는 RAM 용량이 여전히 작은 편이기 때문에 종종 필요하곤 합니다. 메모리 사용량 확인, 선택 종료, 전체 종료, 실행 중인 앱 눌러서 전환 이렇게 4가지를 지원하고 있어서 기본적인 역할을 잘 하는 편입니다. 후술하겠지만 빠른 설정 창에서 바로 접근도 가능하기 때문에 굳이 설정 화면으로 들어가서 이용할 필요는 거의 없습니다.

기기관리

  • 기기 정보: 일반적인 Android 시스템 설정의 휴대폰 정보와 마찬가지로 펌웨어, Android 버전, 시리얼 번호, 내외부 저장소 사용량, 오픈소스 라이선스 정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 기기 인증 정보: KC 인증번호 및 제조, 수입사, 정격 전압, 제조국 및 AS 연락처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역시 국내 제조 휴대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정보입니다.
  • 시스템 업데이트: 현재 버전, 최신 버전을 표시하고 있고 업데이트가 있으면 신규 업데이트에 반영되는 내용까지 알려줍니다.
  • 앱 업데이트: 우주 뷰어와 같은 기본 앱 업데이트가 있으면 여기서 업데이트를 진행합니다. 크레마 시리즈와 마찬가지로 시스템 변경 사항이 같이 있으면 시스템 업데이트로 진행되기 때문에 자주 쓸 일은 없었습니다.
  • 초기화: 일반적인 Android 기기 초기화와 동일합니다. 휴대폰이 아니라서 그런지 네트워크 설정 초기화 같은 부분 초기화 기능이나 백업 및 복구 기능은 없었습니다.
  • GSF ID: 사용자가 직접 Google에 GSF ID를 등록하여 Google Play를 이용하는 방식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내장 브라우저를 이용하지 않고 웹뷰를 이용하도록 구현되어 있어 비밀번호 관리자와 같은 편리한 기능을 사용하지 못하는 점이 아쉬웠습니다. 교보문고 sam 시리즈 및 Boyue 기기에서 사용하는 체크박스 하나로 활성화하는 방식은 아니라서 편리함은 아쉽지만, ONYX BOOX 시리즈도 방식은 같은지라 특별히 더 불편할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그 밖의 기본 기능

빠른 설정

루나 빠른 설정 화면

크레마 시리즈의 유구한 전통(?)을 물려받아, 루나도 각 앱에서 발송하는 알림을 보여주지 않습니다. 대신 빠른 설정창이 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데, 기본적인 기능은 모두 포함되어 있습니다.

작업 관리자 밑 빈 공간에는 현재 실행 중인 앱이 표시되어, 가령 리디 앱으로 책을 받도록 설정해두고 알라딘 전자책 앱으로 전환하여 책을 읽는다든지, 하는 일들이 가능합니다. RAM 용량 자체가 작아서 쓸모가 많은 기능은 아니라지만, 그래도 시스템 자체가 RAM을 적게 사용해서 2~3개 정도의 가벼운 작업 정도는 전환하면서 사용 가능한 정도였습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설정이나 작업 관리자 글자 부분은 눌러도 반응이 없어서, 꺽쇠 화살표를 눌러야만 한다는 점이었습니다. WiFi나 Bluetooth는 글자 부분을 누르면 상세 설정으로 이동하기 때문에 통일되지 못했다는 인상을 주었습니다. 조명 설정의 경우에도 옆의 토글 버튼을 눌러야만 동작하기에 터치 감도가 낮은 편인 이 기기에서 사용할 때 묘하게 불편했습니다.

제스처

왼쪽 하단에서 위로 쓸어올리면 뒤로가기, 가운데면 홈 화면, 오른쪽이면 새로고침인데 제스처 감도 조절이나 제스처 사용 여부를 설정할 수 있는 기능이 없어서 종종 책 목록을 스크롤하다가 홈 화면으로 빠진다거나, 왼쪽에서 쓸어올린 것 같은데 홈 화면으로 빠진다거나, 하는 일들을 종종 겪곤 합니다.

이후 업데이트로 왼쪽 측면 하단에서 오른쪽으로 쓸어옮기면 스크롤바가 나타나 이전 대비 스크롤이 편리해졌는데, 가운데 점 4개 버튼을 길게 누르면 자동 스크롤 시간 설정도 가능합니다. 점 4개 버튼을 잡고 위 아래로 이동해보면 스크롤바 위치도 제한적이지만 조절할 수 있고요. 다만 이 또한 설정 메뉴나 제품 내 탑재된 사용 설명서에 없어서 업데이트 할 때 업데이트 내역 읽기를 놓치면 사용이 어려운 점은 문제입니다. 업데이트된 상태로 출고되는 제품일 경우엔 아예 사용 방법을 모를 수도 있다는 점도 있겠고요.

타사 앱 호환성

기본적으로 타사 앱 호환성은 나쁘지 않은 수준입니다. 다만, 루나가 비교적 타사보다 많이 커스텀된 인터페이스를 사용하는 관계로 앱 동작의 일부가 일반 기기나 타 전자책 리더기와 다르게 동작하는 부분들이 있습니다.

알라딘 eBook

  • 책장이나 하단 메뉴(책장, 구매목록, 독서캘린더, 설정)를 누를 때, 짧게 눌러도 길게 눌렀을 때 나오는 토스트 메시지가 같이 출력됩니다.
  • 당겨서 새로고침을 통한 동기화 진행 시 동기화 중 나타나는 팝업 창의 배경이 투명하게 표시됩니다.

리디

  • 내 서재와 구매 목록을 오갈 때 알라딘과 마찬가지로 짧게 눌러도 길게 눌렀을 때 나오는 토스트 메시지가 같이 출력됩니다.

KOReader

  • 우주 앱 교체 업데이트 이후 출시된 2023.03, 2023.04 등의 버전에서 32비트로 설치해도 실행되지 않고 충돌이 발생하여 사용할 수 없습니다. 오류 원인은 알 수 없습니다.

그 외에 사용했던 교보문고 전자도서관 앱은 이용에 문제가 없었고, 교보 eBook 앱은 일부 도서가 독서 진행률 100%임에도 101%로 표시되는 문제를 겪은 적은 있으나 이용 자체는 문제가 없는 수준입니다. 다행히 국내 대부분의 전자책 서점들은 Android 8.1 환경을 정상적으로 지원하고 있어서 실행이 안 되는 사례는 KOReader 외에 겪어보지 못했습니다.

다만, Google Play를 통해서 설치하지 않고 apk 파일로 설치하실 때 주의하실 점이 있다면 arm64가 아닌 armhf, arm과 같은 32비트용으로 제공되는 앱을 설치하셔야 한다는 점입니다. 기기가 32비트 프로세서를 사용하고 있어서 사용할 수 없는 문제로, 만약 타사에서 언젠가 64비트 앱만 제공하겠다고 선언한다면 더는 쓸 수 없게 될 수도 있습니다.

총평

이노웨이브글로벌은 이전에도 크레마 시리즈를 담당하면서 오래 전자책 리더기를 만들어왔던 만큼 첫 범용기인 루나도 비교적 사용할만 했습니다. 서점사를 거치지 않은 순수 범용기로 판매하는지라 성능 향상과 함께 가격이 소폭 오른 점은 이해 가능한 선이었고, 무게도 크레마 사운드업보다는 가벼워져서 비교적 손목 부담이 덜하다는 점은 좋았습니다. 한편, 화이트 색상임에도 불구하고 구조 특성상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크레마 모티프나, sam 10 plus와 같은 빛샘 논란이 없는 점은 만족스럽습니다.

그러나 이유는 잘 모르겠으나 터치 정밀도가 소폭 떨어지고, 빛샘이 없는 것과 별개로 마감 품질이 불안하여 밖에서 사용하기에는 다른 리더기와 비교해도 부적합한 점, 현 시점에서 32비트 프로세서와 Android 8.1을 탑재하고 나온 점과 같은 부분은 아쉬웠습니다. 최근 나온 기기 답지 않게 소프트웨어 커스텀이 좀 강하게 들어간데다가 시스템 자체도 살짝 불안정한 점도 향후 호환성 및 업데이트 측면에서 불안한 점 중 하나이고요.

현 시점에서는, 다음과 같은 분께 추천합니다.

  • 집에 크레마 리모컨이 있고, 예스24를 사용하지 않으면서 크레마 사운드나 사운드업의 후속 기기가 필요하신 분
  • 6인치에 흰색, SD카드 지원 리더기를 찾는데 유격으로 인한 빛샘은 없었으면 좋겠고, 성능은 그다지 안 중요하신 분
  • 국내 정발된, 쓸만한 리더기 중에서 가장 저렴한 가격의 열린 서재 지원 기기가 필요하신 분

다음과 같은 분께는 추천하지 않습니다.

  • 사용 중인 독서 앱이 고성능을 요구하는 분
  • 내장 사전과 연계해서 독서 중 사전 많이 찾아보시는 분
  • 색 온도 조절, 256 그레이스케일과 같은 고급 기능이 필요하신 분
  • 판매 서점사와 연계하여 더 편리하게 이용하시고 싶은 분
  • 212ppi 사용해보니 너무 흐릿해서 마음에 안 드시는 분

이노웨이브글로벌의 첫 범용기. 낮은 단가를 유지하면서 어떻게하면 사용성을 높일 수 있을지 고민한 흔적이 보입니다. 직접적인 경쟁 상대는 Poke 4 Lite라고 볼 수 있을 듯하여, Poke 5 기종이나 크레마 모티프 기종과 비교하기에는 가격대 차이에서 오는 여러 차별점으로 부족한 제품입니다. 향후에도 꾸준히 제품을 출시할 계획은 있어보이는데, 피드백을 반영하여 차기 기종은 더 좋은 제품으로 거듭나길 바라봅니다.

  1. 실제로 현 시점 사용 중인 이노스페이스 원 루나 기종은 8GB 내부 저장소 탑재로 안내되어 있지만 실제 사용 가능한 공간은 5.54GB이고, 그마저도 앱 설치로 약 1.8GB를 사용 중에 있습니다. 전자책을 받은 외부 저장소는 14GB 가량을 사용하고 있으니 앞으로의 사용까지 고려하면 이때의 선택이 비교적 현명했던 셈입니다(?) [본문으로]
  2. 현재 LUNA 2나 LUNA X 같은 이름으로 전파인증 받은 내역이 있긴 합니다 [본문으로]
  3. 특히, 교보문고에서 판매한 루나는 우주 뷰어 도입 업데이트 때 "이번 업데이트 대상이 아니다"라는 공식 발표가 있었던 적이 있습니다. [본문으로]
  4. 2023년 5월 29일 기준, Chrome 83.0.4103.120 버전에 해당하는 WebView가 탑재되어 있습니다. [본문으로]
  5. 우주인이 한 손에는 리더기를 들고, 한 손에는 달이 끝에 걸려있는 줄을 잡고 있는 그림 [본문으로]
  6. 지원하지 않을 적에는 시스템 밝기를 수정하는 알라딘 eBook 앱 볼 때만 더 낮게 조절하고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제대로 지원하는 것은 아니라서, 내용을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깨질 때도 종종 있었던 기억이 나네요. [본문으로]
  7. 현재는 최신 버전 기준으로 아예 실행이 되지 않습니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