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상자의 작은일기장(1st)

 미소일기는 2014년 미투데이 서비스 종료가 계기되어 만들어진 서비스 중 하나입니다. 그 중 미투데이 2007은 최근 들어 보존 처리되어있던 글들도 모두 접근이 불가능하게되어 사실상 서비스가 종료되었습니다. 미투데이 데이터를 그대로 옮길 수 있어 사랑받았지만, 저는 늦게 알게 되어 백업 진행 중에 미투데이 2007 서비스가 읽기 모드로 들어가 아무것도 할 수 없었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저는 미소일기에 정착했습니다. 아마, 미소일기가 주황색에 가까운 색상으로 누리집을 단장하고 있을 시절의 이야기입니다.

 그때의 저는 휴대폰 환경 등의 이유로 미소일기에 자주 접속하지 않았습니다. 아무래도 당시의 미소일기는 지금보다 느린 편이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그만큼 많은 기능이 구현되어있었지만, 현재의 깔끔한 모습을 생각하면 꼭 그렇지도 않은 것 같습니다.

 저는 개발진이 아니기 때문에 미소일기의 내부 사정을 잘 알지 못합니다. 개발진이었다면 메아리 for 미소일기가 아닌, 미소일기 공식 앱으로 찾아뵈었겠지요. 아무튼 저는 2016년 다시 접속하여 미소일기를 이용하게 되었습니다. 그 당시에는 공식 앱이 별로였기 때문에(네이티브 기반에서 웹 앱 기반으로 전환되었기 때문입니다.) 그 환경을 바꾸고자 하는 마음이 있었으나 실력이 부족하여 앱을 만들거나 하지는 못했습니다.

 제가 앱을 만들 수 있게 된 것은 2018년, 그러니까 작년입니다. 친구와 많은 부분에서 부딪히며 만들던 메아리 for 블로그란 앱이 있었습니다. 그 때 즈음 미소일기도 자연스레 생각이 났습니다. 클러스터 수업을 받으면서 친구들에게 발표했던 앱은 "메아리 for 페이스북"이었지만, 마음 속으로 정말 만들고 싶었던 앱은 "메아리 for 미소일기", "메아리 for 트위터"였습니다. 당시 Palette Team이 Palette For Twitter 3 개발 도중 트위터 측의 새 API 도입으로 인해 대응이 어려워져 개발을 중단한 데에 염두하여 붙였던 임시 명칭이었습니다. 마찬가지로 Palette Team과의 직접적인 연관은 없었지만 저는 서드파티 애플리케이션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었고, 그러한 서드파티 앱 중 하나인 Palette For Twitter 2는 저에게 충분히 만족스런 앱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선생님께서 내주셨던 첫 번째 과제인, 뭐라도 앱을 하나 만들어오라는 과제에 메아리 for 미소일기를 만들어 냈습니다. 당시에는 대부분의 기능을 구현하지 못한 채, 버그 덩어리로 선보였으나 그것은 제가 만든, Android Studio로 만든, 첫 번째 애플리케이션이었습니다. 이 때가 2018년 10월 즈음으로 기억합니다. 미소일기에 들어오는 사람은 극도로 줄어들고, 극소수의 사용자들이 가끔씩 들러 글을 쓰는 수준이었습니다. 그런 미소일기를 따뜻하고 즐거운 공간으로 되돌리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부랴부랴 나머지 부분도 급하게 만들어 2018년 11월 공개했습니다. 그 결과물이 1.0 오픈 베타였습니다.

 1.0 오픈 베타는 말 그대로 '베타'였기 때문에, 많은 버그와 함께했습니다. 그때 당시 사용했던 Bottom Navigation Bar는 과거의 미투데이를 조금이나마 의식하고 만들었으나, 해당 기능을 이용하여 다른 페이지도 보여주려니 막막한 부분이 많아, 정식으로 공개된 지 얼마 안 된 새로운 UI를 이용하여 1.1 버전의 제작에 돌입했습니다.

 1.1 버전은 1.0보다 베타가 길었고, 최대한 의견을 반영하여 많은 기능을 추가하였습니다. 이미 안드로이드 개발 환경은 Java에서 Kotlin으로 이행하는 도중이었는데, 이 와중에 새로 나타난 라이브러리를 이용하려니 예제가 Kotlin 밖에 없어 상당히 고생했습니다. Kotlin에 대해 아무것도 아는 게 없어 구조만 보고 이건 여기로 붙을까? 저기로 붙을까? 이건 이런 의미인가? 이런 물음표를 수도 없이 던졌습니다. 어떤 열성 사용자 분께서 보내주신 자동 로그인 기능 구현을 위한 밑바탕 작업으로 GET과 POST에 대해서도 배워야 했습니다. 미소일기가 단순히 요청을 보내는 것만으로 받아주는 호락호락한 보안체계를 갖고 있지는 않아서 최대한 일반적인 웹 환경에서의 로그인인 척을 하고 요청해야 했는데, 이 기능을 구현하기 위해서 상당히 많은 시간을 소모했습니다.

 그만큼 미소일기는 저에게 애증의 SNS였습니다. 미소일기를 상대로 많은 것을 배우고, 부딪혀보고, 경험했습니다. 운영진 분들의 따뜻한 마음씨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몇 번의 무리한 요구를 했던 기억도 납니다. 후원 한 번도 안 해놓고 제가 참 염치가 없구나 싶었습니다. 그럼에도 받아주시고 끝까지 도와주셨던, 밍구 님, 밀크티 님, 애로푸우 님, 그리고 솔깃 님 정말로 감사합니다.

 이제 미소일기가 사라집니다. 당초 계획 같은 건 멀리 날릴, 그런 폭탄같은 밍구 님의 사전 예고로 시작된 미소일기 서비스 종료 예정 공지는 2019년 6월 10일 실체화되어, 14일 바로 서비스를 종료하겠다는 내용을 받았습니다. 참으로 당황스러웠으나 생업에 종사하시는 운영진 분들께 감히 무엇을 말씀드릴 수 있을까요. 그저 한때 쉴 곳이었고, 앱 개발하면서 그 구조가 궁금하여 호기심의 대상이었던 미소일기가 사라짐에 아쉽고 또 5년간 꾸준히 운영해주셨음에 감사드릴 따름입니다.

 

2014. 04. 30. ~ 2019. 06. 14.

미소일기 총 서비스 기간 1871일

미소일기 운영진 여러분께 정말로 감사드립니다.